테슬라, 솔라시티 26억달러에 인수…시장반응은 글쎄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연일 ‘빅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엔 자신이 창업한 태양광 패널회사 ‘솔라시티 인수를 발표했다.
테슬라는 1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기업인 솔라시티를 26억달러(2조8909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당 25.37달러다. 테슬라는 솔라시티 인수를 발표하면서 이번 인수로 테슬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수직 통합된 회사가 됐다”며 솔라시티와 테슬라가 합치면 에너지의 생성, 저장, 소비를 개선할 수 있고 새로운 대체에너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테슬라는 솔라시티 합병으로 태양광 패널의 생산, 유통은 물론 이를 저장할 수 있는 2차전지 생산(기가팩토리) 그리고 핵심 소비처인 전기자동차(테슬라모터스) 생산, 유통까지 갖추게된 종합 에너지기업이 됐다. 테슬라는 더이상 전기차 제조사가 아니라 에너지 회사로 변신을 천명한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 공식 홈페이지도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닷컴으로 바꿨으며, 사업비전도 지속가능한 교통회사에서 에너지로 바꿨다.
테슬라는 합병 이후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전기차와 2차전지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마케팅도 테슬라로 일원화하고 생산기술을 공유해 합병 첫해에 1억5000만달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은 별도 대리점에서 판매해 왔으나 앞으로는 테슬라 점포에서 판매된다. 네바다 사막에 짓고 있는 초대형 2차전지 공장인 ‘기가팩토리에도 솔라시티 패널이 전량 사용된다. 테슬라 매장도 자동차 전시장에서 에너지 판매 장소로 바뀐다.

머스크 CEO는 지난 6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일부 주주의 반대, 월가의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성사시켰다.
그는 앞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태양광 서비스를 문의할 수 있고 제품 설치도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밝힌 ‘마스터 플랜 파트2에서도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와 가정용 배터리를 하나의 시스템을 통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이를 위해 테슬라와 솔라시티 합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열광보다는 냉정이 지배했다. 발표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는 주가는 2%, 솔라시티는 7% 하락했다. 양사 주주들 불만도 상당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솔라시티 부실을 테슬라가 떠안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에 대해 ‘솔라시티 구제금융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솔라시티 부채가 32억5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데다 내년말 까지 갚아야 하는 부채도 12억3000만달러나 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팔아 번 현금을 솔라시티에 쏟는다는 불만이다. 솔라시티 주주들은 ‘헐값 매각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지난 6월 머스크는 주당 26.5~28.5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날 밝힌 가격은 25.37 달러로 줄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