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BOJ 한발 앞선 공조…문제는 엔화값
입력 2016-08-02 15:33 

아베 정권의 대담한 경제대책에 앞서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29일 증시부양 조치 일환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량을 기존의 두배인 6조엔으로 늘리는 소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단행했다. 바주카포와 같은 대규모 통화완화조치를 기대한 시장 기대에는 턱없이 못미쳤지만 초대형 재정투입에 나선 아베 정권의 행보에 맞춰 어느정도 성의 표시를 했다는 시장 진단이다. 아소 다로 경제부총리도 BOJ 조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와 BOJ 공조표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지난달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직전 105엔대였던 달러당 엔화값은 2일 현재 102엔대 중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엔고로 상장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속에 도쿄 주식시장도 약세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엔고현상때문에 2분기 일본 상장사들이 잇따라 어닝 쇼크를 기록중이다. 결국 엔고를 막지 못한다면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와 BOJ 정책공조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와 BOJ의 추가적인 정책공조 가능성은 하반기에 한 차례 기회가 남아있다. BOJ는 9월 20~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13년 4월부터 실시한 금융완화조치에 대해 ‘총괄적 검증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해 시장 일각에서는 BOJ가 추가적인 통화완화조치 시행을 예고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베 정권이 내놓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9월 임시국회를 거쳐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이때에 맞춰 BOJ가 추가 통화완화조치를 내놔 정책효과를 극대화시킬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달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ETF 매입규모를 확대한 만큼 오는 9월에는 연 80조엔에 달하는 양적완화(QE)규모를 늘리거나 -0.1%인 마이너스 금리 확대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BOJ가 종합 검증 결과 입장을 내놓은 것 자체가 추가 금융완화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 것이라는 정반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