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베, 임기규정 바꿔 9년 집권 노리나
입력 2016-08-02 15:23  | 수정 2016-08-03 15:38

아베노믹스 2탄을 쏘아올린 아베 총리가 3일 내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를 단행, 장기 집권 행보를 강화할 전망이다. 디플레이션 탈출과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 국정 운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3년 연임만 가능하도록 한 당총재 규정 교체에 나설 것이라는게 일본 정치권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인사는 집권 자민당의 3역(간사장·총무회장·정조회장) 교체다. 일본 언론은 2일 아베 총리가 신임 간사장에 니카이 도시히로 현 총무회장을 임명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당의 돈줄을 쥐고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간사장은 총재직(아베 총리)에 이은 당 2인자 자리다. 니카이 간사장 임명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아베 총리 초장기집권을 지지해온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민당내 7개 파벌 중 하나인 니카이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10일 참의원 선거 대승 이후 총재 임기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임기 관련 당 규정 변경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아베 총리는 신임 총무회장 자리에는 자신이 속한 호소다파 회장인 호소다 히로유키 현 간사장 대행을, 정조회장에는 당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모테기 도시미쓰를 임명, 당내 장기집권 포석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당 3역을 모두 바꾸는 대신 내각 핵심각료는 대부분 유임시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2월 아베 2차 정권 출범때부터 함께 했던 아소 다로 경제부총리 겸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그리고 정권 2인자로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핵심각료는 대부분 유임될 예정이다. 아베 복심으로 내각 군기반장인 스가 관방장관은 고이즈미 내각 당시 관방장관을 지낸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를 넘어 최장수 관방장관직을 수행중이다.
아베 총리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18년 9월이다. 현재 당내 도전자가 마땅치 않아 당 규정이 바뀌면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임기를 보장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에 앞서 올해말이나 내년초께 중의원(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2차 정권 들어 실시한 4번의 중·참의원 선거에서 모두 압승한 아베 총리가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다 중의원 해산 카드를 뽑아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올해 말 해산을 단행해 승리할 경우, 중의원 임기도 4년 후인 2020년 말까지로 늘어난다. 물론 그후에도 유리한 시점에 또다시 중의원을 해산에 임기를 계속 늘릴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정국이 어떻게 급변할 지 알 수 없지만 디플레 탈출과 정국 안정, 2020년 도쿄올림픽 성공적 개최 등의 명분을 내세울 경우, 불가능하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2000년대 중반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이후 매년 총리가 바뀌는 정치 불안정에 염증을 느껴온 일본 국민들이 아베 정권의 안정적인 정국 운영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 든든한 배경이다. 장기집권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면 아베 총리는 2021년까지 9년간 초장기 집권을 하게 된다. 2006년 1년간의 1차 집권기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년이다. 초장기 집권을 통해 아베 총리는 필생의 과업인 평화헌법 개헌울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