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사용하려 사진을 몰래 찍은 행위도 초상권을 침해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부장판사 김성수)는 서울 관악구의 한 배드민턴 클럽 회원 김 모씨 등 7명이 초상권을 침해 당했다며 클럽 회장 이 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1인당 3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진행 중인 재판에서 승소하고자 동의를 구하지 않고 김씨 등의 얼굴 및 신체를 촬영했고, 이를 김씨 등에 대한 비난 및 공격자료로 사용했다”며 이는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소송에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사진을 촬영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는 원고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4년 1월 12일 김씨 등을 클럽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하고 이튿날 문자를 보내 제명사실을 통보했다. 김씨 등이 사조직을 만들어 클럽을 분열시키고 회의를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같은해 1월 29일 김씨 등은 클럽을 상대로 제명결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제명결의 무효확인 소송 중 배드민턴 클럽 코트 안에 있는 김씨 등의 얼굴과 신체를 수회에 걸쳐 촬영했다가 항소심에서 사진을 증거로 첨부해 제출했다. 김씨 등은 이를 초상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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