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중 KT만 양호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KT는 유·무선 사업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고 자회사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4년 만에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 1위인 SK텔레콤마저 앞질렀다. 반면 SK텔레콤은 자회사 투자비용 증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LG유플러스도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부담으로 같은 기간 역성장했다.
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의 영업이익은 4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고 매출도 5조6776억원으로 4.5% 증가했다. 특히 2분기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역대 최고치인 3만6527원을 기록해 경쟁사인 SK텔레콤(3만6205원)과 LG유플러스(3만6027원)을 앞섰다. 무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고 유선 사업 매출은 1.1% 감소했다. 유선 사업 내 유선 전화 관련 매출은 11.5% 줄었지만 초고속인터넷 관련 매출은 12.0% 늘어 긍정적이다. 미디어·콘텐츠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5.1% 상승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0.3% 늘어난 4조267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 감소한 4074억원으로 집계됐다. SK플래닛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11번가에 대한 투자·마케팅 비용과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관련 영업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물인터넷(IoT) 과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관련 사업 확대 등의 신규 투자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2조8791억원, 영업이익 18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4%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마케팅 비용이 판매수수료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이 2.5% 감소했으며 KT는 2.6% 소폭 증가했다. 이외에 올해부터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을 분기별로 미리 반영한 것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통사들의 매출을 짓누르는 공통적인 요인으로는 가입비 폐지와 20%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가 꼽힌다. 이통 3사는 지난 2014년 말고 지난해 초 가입비를 폐지했다. 폐지 이전까지 SK텔레콤은 1만1880원, KT는 7200원, LG유플러스는 9000원의 가입비를 받아왔다. 2nd 기기 가입과 에이징 신규 가입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 일부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통3사의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2분기 말 기준 800만명을 돌파했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사용량 증가로 데이터 사용량이 증대되면서 혜택이 많은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 무선 가입자 중 선택약정할인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SK텔레콤이 14%로 가장 높고 KT도 11%라고 밝혔다. 이에 이통사 관계자들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선택약정할인에 대한 부담을 보였다.
황근주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2분기 신규 기변 가입자 중 선택약정 비중은 10%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35%까지 늘었다”며 지금보다 높은 비중으로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초 전망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분기별) 가입자의 20% 후반대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LG유플러스의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은 이날 오후 4시 진행된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