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원한 독주는 없어…전북 무패 언제, 누가 끊을까
입력 2016-08-01 11:23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꼽은 고비는 상하이상강과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전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말이 옳았다. 전북현대는 K리그 클래식 ‘1강이다. 올 시즌 1강 앞에 명사 절대를 달아도 무방하다.
4달 하고도 20일간 23경기(14승 9무)에서 지지 않았다. 23경기는 K리그를 넘어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 연속 무패 신기록이다. 혹자가 ‘이러다 시즌 무패 달성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물으면 선수들은 지금으로선 누가 와도 질 것 같지는 않네요”라고 답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분위기를 탔다”고 껄껄 웃는다.
실력 대 실력으로 전북을 이길 팀은 냉정히 말해 보이지 않는다. 수원삼성은 앞서가다 비기고, 팽팽히 맞서다 패하는 ‘수원병에서 쉬이 쾌유하지 못하고, FC서울은 감독 교체로 인한 혼란기다. 울산현대와 성남FC는 일관성 없는 경기력으로 라이벌 대열에서 이탈했다. 전북은 작년과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데 양옆에는 아무도 없다.

23라운드 현재 2위 서울과 승점 14점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현 속도로만 달려도 리그 3연패는 떼놓은 당상처럼 보인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2위가 목표”라고 했고, 울산 윤정환 감독은 (추격이)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최강희 감독은 기록 경신을 하고 이제 부담이 없다”며 또 한 번 껄껄.
앞으로는 단순한 우승을 넘어 전북의 ‘무패 우승에 관심이 쏠릴 듯하다. 무패 우승은 국내 프로축구 역사상 어느 팀도 하지 못한 대업적이다.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1987년 대우로얄즈도 2패를 했다. 최다 우승팀 성남일화도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전북이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호기심이 커져만 간다.
끝만 보고 달리다 불쑥 튀어나온 돌에 걸려 허무하게 넘어질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리그만 집중하면 고민할 것이 별로 없다. 문제는 상하이 상강(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다. 구단의 1차 목표가 아시아 제패다. 두 경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 자명하다. 이 과정에서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전북은 14일 포항전부터 17일 인천 23일 상하이 28일 서울전까지 2주간 연속해서 4번의 원정길을 떠난다. 포항전을 마치고 사실상 하루 휴식 후 맞이하는 인천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상하이에서 힘을 쏟고 나서 상암벌에서 허덕일 수도 있다. 서울은 24일 산둥루넝과 8강전을 홈에서 하므로 상대적으로 체력에 여유가 있다.
9월 13일 상하이와의 8강 2차전을 사흘 앞둔 10일 전남전도 껄끄럽다. 2경기가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다는 점은 반길 만하지만, 상하이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전남전에는 일부 주전급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 18일에는 수원삼성이 ‘타도 전북을 외치며 전주성을 찾는다. 고비의 연속이다.
23경기 연속 무패는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 연속 무패 기록. 사진=천정환 기자

인천, 전남, 수원 등 리그에만 ‘올인하는 팀은 아시아 대회에 참가하는 선두권 팀 입장에선 늘 버겁다. 전북은 지난해 4월 가시아레이솔 원정을 다녀와 전남에 1-2로 패했고, 5월 베이징 원정 뒤 치른 성남전에서도 패한 경험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2013년 4월 무앙통과 조별리그 5차전을 앞두고 인천 원정에서 1-3으로 무기력하게 진 적도 있다.
하지만 감히 최강희 감독 마음속으로 들어가 본다면 인천이든 전남이든 당장 무패 기록이 끊겨도 크게 낙담하진 않을 것 같다. 누군가 ‘리그 무패 우승과 ‘아시아 제패 중 하나만 골라 달라고 말한다면 후자를 선택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최 감독에게 필요한 건 ‘숫자 기록보단 ‘우승 기록이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