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운대 교통사고, 외제차 도심 광란 질주…'17명 사상'
입력 2016-08-01 07:29  | 수정 2016-08-01 07:31
해운대 교통사고/사진=MBN
해운대 교통사고, 외제차 도심 광란 질주…'17명 사상'



부산 해운대 신도시에서 접촉사고를 낸 차량이 그대로 질주해 횡단보도와 교차로를 덮쳐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치는 대형참사가 빚어졌습니다.

31일 오후 5시 16분께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 대천 램프에서 미포 방면 도로에서 김모(53)씨가 몰던 푸조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치었습니다.

이 차량은 이어 신호가 바뀌어 좌우에서 교차로로 진입하던 택시, 승용차 3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맞은편 신호대기 차량과 부딪히고 나서 멈춰 섰습니다.

뒤따르던 차량도 갑작스러운 사고를 피하지 못해 총 7대의 차량이 뒤엉켜 교차로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푸조 차량에 치인 보행자 4명 중 40대 여성과 고등학생 1명, 중학생 1명이 숨졌습니다. 나머지 1명은 중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자 중 고등학생과 40대 여성은 휴가차 부산에 놀러 온 모자지간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교차로에서 연이은 연쇄 추돌사고로 차량 운전자, 탑승객 13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사고 현장 주변 상인들은 "'콰탕탕' 하는 굉음이 나서 나가보니 차량 여러 대가 도로에 뒤엉켜 있었고 핏자국도 곳곳에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가해 차량이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했다"고 말했습니다.

교차로 신호대기 중에서 가해 차량과 부딪혀 순간 정신을 잃은 황모(23·여)씨는 "해당 차로는 빨간불이었고 앞에는 어린 학생들이 신호를 건너고 있었는데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보행자를 그대로 친 뒤 교차로에 난입했다"고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사고 직전 사고 현장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엑센트 승용차의 뒤를 들이받는 추돌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추돌사고 책임을 모면하려 도주하는 과정에서 2차 사고를 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병원에서 치료 중인 가해 운전자 김씨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했으나 음성반응이 나와 일단 채혈 검사를 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김씨가 심장이 안 좋아 스텐트 시술을 했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는 뇌질환 때문에 약을 먹고 있다"는 김씨의 직장 관계자 진술에 따라 김씨가 잠시 정신을 잃어 사고를 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출동한 경찰관에게 "사고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겠다. 오늘 약을 먹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험사에 따르면 김씨는 과거 3건의 자피사고를 냈는데 보행로를 타고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수습으로 해운대문화회관 교차로 주변 차량 통행이 몇 시간 동안 통제되면서 주말 오후 해운대 일대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생겨 시민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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