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알리안츠 인수` 4월 발표했지만, 당국에 승인요청 않는 中안방보험
입력 2016-07-31 18:16 
지난 4월 초 알리안츠생명 인수 계약을 발표한 중국 안방보험이 이후 4개월 가까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하지 않는 등 뚜렷한 인수 작업을 진행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자본 확충 등의 문제 때문에 알리안츠 인수에 부담을 느낀 데다 민영화 절차에 돌입하는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이날까지 금융위원회에 알리안츠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심사와 관련해 안방보험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개인·법인은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자로서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2월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인수 계약을 발표한 후 곧바로 3월에 적격성 심사를 금융당국에 신청했고 9월 인수작업을 완료했다. 동양생명 인수 때 발 빠르게 움직였던 것과 달리 알리안츠 인수에서는 시간을 끌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에 대한 인수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 특히 최근 진행 중인 ING생명 매각에 안방보험이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국내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현격히 떨어진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동양생명 인수 이후 알리안츠, ING생명을 연달아 인수해 국내 4위 생명보험사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2020년 새 회계기준(IFRS4 2단계) 적용 예정으로 인한 대규모 자본금 확충 부담과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전망 등을 감안해 심사숙고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보험사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최근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주요 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 측은 "알리안츠 인수 의지는 여전하지만 다른 인수 관련 내용들은 밝힐 수 없다"며 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알리안츠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 해지 시 위약금 등의 조항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표면상으로 나타난 35억원이라는 인수 가격만 놓고 보면 계약을 포기하더라도 안방보험이 큰 손해를 입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갑작스럽게 알리안츠 인수를 포기할 경우 고용 등을 감안하면 다시 한번 보험업계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염려를 나타내고 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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