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규모를 기존에 비해 2배 가까운 6조엔까지 늘리는 소규모 추가 금융완화 결정을 내렸다. 양적완화(QE)규모 증액과 마이너스금리 확대 같은 대규모 추가 금융완화를 기대했던 시장 기대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시장 실망감이 확산되면서 달러당 엔화값이 장중 2% 이상 급등, 102엔대선까지 상승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BOJ는 29일 오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3조3000억엔씩 사들이고 있는 ETF 매입량을 연 6조엔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BOJ는 그러나 연 80조엔 규모의 QE와 -0.1%인 금리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하반기에 28조엔(300조원)이 넘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을 약속한것과 보조를 맞춰 BOJ도 대규모 추가 완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내렸다. BOJ가 시장 기대치를 번번히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엔고추세가 강화돼 환차익을 노리고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엔고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BOJ 회의 직후 실망감속에 엔화값이 강세로 돌변하자 도쿄 증시도 약세로 돌아섰다. ETF 매입량 확대 자체는 BOJ가 주식을 사들여 증시를 지지하겠다는 명백한 의사표시지만 투자자들이 엔고에 따른 수출기업 수익 악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시장 분석이다. BOJ의 차기 금융정책결정회의는 9월 20~21일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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