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거운 가죽 벗어버리는 명품·패션업계의 새 바람
입력 2016-07-28 19:28 

‘명품가방의 상징은 좋은 가죽이었다. 얼마나 좋은 가죽을 잘 가공했는지가 곧 가방의 품질을 결정하는 척도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튼튼하고 고급스럽지만 무게가 나가는 가죽에서 벗어나 가벼운 패브릭 소재를 활용한 가방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가죽 가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도 불황에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또오해영에서 여자 주인공들은 같은 가방을 메고 나왔다. 바로 국내 패션회사인 제이에스티나의 ‘사비헬리오 에코 숄더백이다.
명품 가죽가방 일색의 여주인공 패션에서 실용적이면서 가벼운 느낌의 이 가방은 되레 눈에 띄었다. 특히 제이에스티나 핸드백 모델인 고준희가 화보에서 촬영한 그레이 컬러는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천 소재로 몸통을 제작하고 가죽 중에서 가벼운 양가죽으로 트리밍을 처리했다. 숄더백으로도, 백팩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실용성이 좋은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가격대도 20만원 초반대라 가죽 소재 가방에 비해선 저렴한 편이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닥터스에서 배우 박신혜가 들고 나와 ‘완판행렬을 이어가는 브루노말리의 ‘로사역시 가죽가방이 아닌 천을 기본으로 한 쇼퍼백이다. 캔버스 원단과 가죽이 콤비네이션돼 가방 크기가 큰데 비해 가볍다. 역시 가격대는 20만원대 초반이라 1달만에 1000개가 팔려나갈 만큼 인기가 좋다. 브루노말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금강제화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철 부담스럽지 않은 천 소재의 에코백이 인기가 많다”면서 불황에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여배우들도 많이 들고 나오면서 인기를 얻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입 명품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일본 이세이미야케의 ‘바오바오백은 패브릭 위에 반짝반짝 빛나는 프리즘 컬러의 ‘미러소재를 입혀 가벼운 것은 물론, 가방모양을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어 ‘강남엄마백으로 불릴 정도로 난리다. 이세이미야케에서 별도로 ‘바오바오 전문 매장을 오픈할 정도다. 소재를 생각하면 쇼퍼백이 100만원을 넘나드는 가격이 싸진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가볍고 어디나 매치하기 좋아 일부 제품은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팔린다.
수백만원대 무스탕으로 국내서 인지도가 높은 아크네스튜디오 역시 여름을 겨냥해 브랜드 최초의 캔버스 가방을 지난 5월 출시했는데 여전히 높은 가격에 비해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서류가방 스타일로 캔버스 소재에 상단 장식 부분에 가죽 디테일을 입힌 ‘텐트(119만원)와 원통형 백팩인 ‘트래쉬(149만원)는 싸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용성과 여름을 절로 연상시키는 시원한 느낌의 짜임이 인상적인 캔버스 스타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수백, 수천만원대 명품 가죽가방을 선호하는 층은 여전히 있지만 좀 더 가볍고 가격도 저렴한 실용적인 데일리백에 대한 수요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과거 사은품 정도로 여겨지던 에코백이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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