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軍 특권 반대 '철의 여인' 16년만에 단식 마쳐…주 의원 출마

인도 軍 특권 반대 '철의 여인' 16년만에 단식 마쳐…주 의원 출마

인도에서 군의 막강한 권한 축소를 요구하며 세계 최장 단식 투쟁을 벌인 '철의 여인' 이롬 샤르밀라(44·여)가 16년만에 단식을 끝내고 주의원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27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샤르밀라는 전날 마니푸르 주 법원에서 다음달 9일 단식을 끝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법원에서 나온 뒤 취재진에 "그동안의 단식으로 정부로부터 긍정적 변화를 얻는 데 실패했기에 단식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선거에서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샤르밀라를 돕는 이들은 그가 내년 상반기에 열리는 마니푸르 주 주의회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샤르밀라는 2000년 11월 자신이 사는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정부군이 주민 10명을 사살하는 것을 보고 '군 특별권한법'(AFSPA)에 반대하는 단식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AFSPA는 정부군이 카슈미르와 동북부 지역에서는 반군 용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하거나 사살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입니다. 군은 테러와의 전쟁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권단체는 국민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폐지를 주장합니다.

한편, 샤르밀라는 단식투쟁을 시작한 지 며칠 만에 경찰에 체포돼 교정치료시설로 보내졌습니다.

인도는 상당수 국가와 달리 자살을 기도하면 1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있는데 경찰이 샤르밀라가 단식에 나선 것을 자살기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입건했기 때문입니다.

샤르밀라는 구금상태에서도 식사를 거부하자 코에 삽입된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았습니다.

몇 차례 석방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계속된 단식으로 다시 구속됐습니다.

2014년에는 법원에서 샤르밀라가 자살 그 자체를 원한 것은 아니라며 자살기도 혐의를 무죄로 판결하고 석방했지만, 경찰이 사흘뒤 다시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샤르밀라를 보름마다 소환해 그의 단식 지속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샤르밀라의 지지자들은 그의 단식 중단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얼러트'에서 활동하는 바블루 로이통밤은 "샤르밀라는 세계 최장 단식을 하면서 군에 특권을 부여하는 법이 위법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확산했다"면서 "이제 정치의 영역에서 또다른 싸움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니푸르 임팔 대학교 학생인 바비 시린은 "단식은 너무 오래 지속됐고 법률을 폐지하지 못했다"면서 "샤르밀라가 정치에 들어가 AFSPA 반대활동을 한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NDTV에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