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반도체굴기’ 인수합병으로 자립화 시동
입력 2016-07-27 16:42  | 수정 2016-07-28 17:08

중국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에 대한 절대적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 굴기(堀起)를 이루기 위한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반도체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이 국영 반도체기업인 XMC의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인수합병의 배후에는 중국 정부의 지시가 있었으며 중국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가 인수협상을 중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XMC는 240억달러(약 27조원)를 들여 자체 메모리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차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D램 생산시설을 세운 뒤 기타 부품까지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칭화유니그룹도 120억달러(약 13조6000억원)를 들여 별도의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중이었다. 중국은 이 두 기업을 하나로 합쳐 메모리 자립화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한국기업에 대한 추격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자산업 분야에서 한국·일본·미국 등 선발 업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자국 기업들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휴대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등 반도체 핵심부품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업체들의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절감한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램 등 메모리 분야는 미세공정 등 기술 진보가 빨라 중국과 같은 후발업체가 따라오기 힘든 영역으로 인식됐지만 중국이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 산업까지 장악하겠다는 독기를 품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기술 인력을 집중 공략할 공산이 커 삼성·하이닉스 등 관련 업체들이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칭화유니그룹은 자사의 반도체 생산 부문과 XMC를 합쳐 창장(長江)스토리지를 설립하고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을 이 회사 사장으로 임명할 방침이다. 창장스토리지 지분의 50% 이상은 칭화유니그룹이 보유하며 나머지는 중국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와 우한(武漢)시 정부가 참여한 펀드가 공동 보유한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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