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냉기류에 원양자원 수사도 난항

허위공시 파문을 일으킨 중국원양자원의 문서 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나섰지만 얼어붙은 한·중 관계 때문에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의혹과 관련해 거래소가 지난 21일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4월 중국원양자원은 홍콩 업체에서 74억원대 규모 소송에 연루돼 계열사 지분 30%를 가압류당했다고 공시했지만 거래소 자체 조사 결과 일단 허위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남부지검은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을 통해 중국 당국에 중국원양자원이 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에서 언제 어떤 형태로 답변이 올지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국 당국과 협조가 잘 안 되는 분위기"라며 "중국 측 답변이 예상보다 많이 늦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 중국원양자원의 허위공시 관련 의혹에 대해 폭넓게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허위공시를 입증하고 불공정거래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원양자원이 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의 진위가 가려져야 한다. 중국 당국 확인이 차일피일 미뤄질수록 검찰 수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중국원양자원은 오는 9월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1년 기한으로 총 3000만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권한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전날 공시했다. 중국계 펀드에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국계 펀드는 관리종목 미지정 및 거래 재개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따라서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에서 15점 이상의 벌점이 부과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유상증자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는 27일 중국원양자원과 관련해 소송과 가압류 등 허위공시 2건과 조회공시 미답변 1건 등 총 3건의 공시 위반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