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6일 구속기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이 26일 오전 롯데 대주주 일가 중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진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롯데면세점·백화점 입점 편의 대가로 35억여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와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명품 유통업체 B사의 회삿돈 40억여원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신 이사장을 구속 기소한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달 2일 신 이사장과 아들 장 모씨(48)의 자택, 호텔롯데 면세점사업부 등을 압수수색한 지 50여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 이사장의 범죄 혐의 사실은 구속 때와 거의 같다”며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객관적 물증으로 입증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G사가 운영하는 S음식점을 롯데백화점에 입점시켜주는 대가로 G사 대표에게서 14억여원을 받는 등 입점 업체로부터 총 35억원대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지난 7일 구속됐다. 앞서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 씨(51·구속기소)가 신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방산 브로커 한 모씨(59·구속기소)를 통해 면세점 입점 로비를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또 아들 장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B사를 자신이 실질적으로 경영하면서 2010년까지 세 딸을 등기임원로 올려놓고 급여로 총 47억원을 챙겨가게 한 혐의도 있다. 이중 일부는 다른 직원의 이름을 허위로 기재해놓고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신 이사장은 구속 이후 건강이 좋지 않다며 검찰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기소 후에도 신 이사장을 상대로 롯데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한편 롯데케미칼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송 사기로 250억원대 세금을 부정 환급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소송을 대리한 로펌도 조사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소송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정 모 변호사와 임 모 변호사가 대리했다. 검찰은 이미 회계법인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했지만 기준 전 KP케미칼(롯데케미칼) 사장(70·구속)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세금 환급 소송이 이뤄진 당시부터 현재까지 롯데케미칼 대표직을 맡고 있는 허수영 사장(65)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에 대해서도 당시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소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