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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민아 “공심이랑 같이, 저도 성장했어요”
입력 2016-07-25 12:03 
디자인=이주영
[MBN스타 유지훈 기자] 제가 생각하는 저는, 싫은 말을 못하는 방민아였어요. 한 때는 그런 방민아가 너무 싫고, 지겹기도 하고 그랬는데 ‘미녀 공심이를 하면서 조금은 달라졌어요. 남이 상처받는 것보다 제가 상처 받는 게 편한 사람일 뿐이었어요. 그걸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게 봐주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위로가 됐던 것 같아요.”

배우는 작품을 만나 성장한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이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면 이는 고스란히 경험으로 자리 잡는다. 오랫동안 걸 그룹으로 활동했던 민아에게도 그랬다. 걸 그룹 멤버가 아닌 방민아로, 그리고 공심이로 살게 된 3개월은 민아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민아는 어깨에 짊어졌던 짐을 훌훌 털어버린 듯 밝은 표정이었다.

민아는 최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 공심 역을 열연했다. 미스코리아 출신 어머니 주재분(오현경 분), 명문대 법대 출신 아버지 공혁(우현 분)에게 안 좋은 유전자만 골라 완성된 그야말로 ‘웃픈 캐릭터였다.

공심이 캐릭터가 사랑 받았다는 건 느껴져요. 다섯 살 짜리 아기들도 저 보고는 ‘공심아 하고 부르니까요.(웃음) 지금까지는 겪어본 적 없는 일이에요. 그런걸 보면 폭넓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저도 놀랐고, 기뻤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죠.”

원래 제목은 ‘야수의 미녀였는데 갑자기 ‘미녀 공심이로 바뀌었어요. 이게 되게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그러던 찰나를 선배님들이 캐치했죠. ‘배우들 중에서도 캐릭터 이름으로 제목이 되는 경우가 적다. 정말 좋은 기회가 온 거니 잘 잡았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줬어요. 그런 말들이 제가 대본을 보게 되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민아는 ‘미녀 공심이를 통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를 대표하기도 했던 짙은 아이라인을 지웠고 어수룩해 보이는 가발까지 착용했다. 여기에 천방지축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행동이 더해지면 공심이 캐릭터가 완성된다. 민아는 이 과정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미소를 보였다. 공심이로서의 변신은 그저 즐거운 도전이었다.

대본을 처음에 읽었을 때, 겁은 안 났고 다 괜찮았어요. 가발, 아이라인 다 괜찮았는데…. 피부 톤을 남자 톤으로 칠했을 때는 여자로서, 거울보기가 좀 괴롭더라고요.(웃음) 저 원래 셀카 찍기도 좋아하는데 그것도 안했어요. 하지만 화면 속 공심이를 봤을 때는 마음에 들었어요. 거울 속 제 모습만 안 좋았을 뿐이에요.”

너무 사랑스럽잖아요. 그리고 진짜 이상하잖아요. 약간 4차원인 구석도 있는데 얘가 정말 호감이고, 정말 착하고, 마음 따뜻하고 그러니까 미워할 수 없어요. 그 친구가 미운 행동도 하지 않을뿐더러 남을 더 많이 위해주잖아요 .얼마나 예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모습들이 사랑스러웠어요.”

공심의 환골탈태는 마지막 회에서야 이뤄졌다. 가발을 벗고 마스카라를 그리고, 짧은치마를 입은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모두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10주 만의 변화는 민아에게도 어색하게 다가왔다.

갑작스럽게 꾸미다보니까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갑자기 짧은 치마 입는 것도 창피하게 느껴지고, 제가 이렇게 입어도 되나 싶었어요.(웃음) 그리고 나서 셀카를 찍으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자버렸어요. 마지막 회 방송이 10시인데 8시까지 촬영했거든요. 친구들 불러놓고 본방사수 하려했는데, 친구들 앞에서 그냥 잠들었어요.”

민아는 방송 중간에 있던 기자간담회 당시 자신의 연기를 61점”이라고 평했다. 종영 이후에는 몇 점을 줬을까. 그는 아직은 부족하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연기를 65점”이라고 평가했다. 4점은 수고했다는 의미였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기에 가졌던 부담감을 아직 훌훌 털어내진 못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연기 경력이 많지 않고 익숙하지 않으니까 겁을 냈던 것 같아요. 촬영장 분위기가 아직까지도 가도 마냥 뭔가 내 공간이다 하면서 뛰어 놀만큼의 익숙함이 있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걱정이 더 컸고요.”

캐릭터 부분에서는 저와 맞을지는 몰라도, 기술적으로도 제가 연기를 보여드리는 건 다르잖아요. 부족한 점이 많았고, 여러 복합적인 것들, 그런 게 고민이 많았어요. 현장 분위기와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연기를 해야 하고 성적이 좋아야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할 텐데 하면서요.”

공심이는 민아에 꼭 맞는 옷이었다. 첫 주연 작품이었기에 의미는 남달랐고 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기분 좋은 끝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가 다시 한 번 좋은 작품을 만나 다시 한 번 활약하길 기대해본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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