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국 다 모인 아세안 연례회의, 북핵·남중국해 쟁점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현주소를 보여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연례 외교장관 회의가 24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사흘간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신임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6자회담 당사국 외교수장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24일 낮(현지시간) 라오스에 도착해 사흘간 한·메콩,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5개 지역 협의체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그는 24일 베트남 외교장관과 회동을 시작으로 아웅산 수치 미얀마 외교장관,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 외교장관과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윤 장관은 25일 케리 장관, 기시다 외무상과 회담이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연례회의 기간 왕이 부장과 회담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가국들은 ARF를 비롯한 공식 다자회의와 다양한 양자 접촉을 통해 북핵·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한반도 문제, 남중국해 분쟁 등 역내 현안에 대한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남중국해 문제로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역내 대결 구도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러시아가 한·미·일과 대북 압박·제재 공조에 한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윤 장관과 왕이 부장 간 회동이 성사되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간 대북 공조 협력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5월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 나서는 리용호 외무상의 행보에 대해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비엔티안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리 외무상은 최근 무수단 미사일 발사 성공 등으로 ‘동방의 핵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자신들의 달라진 전략적 지위를 인정하라는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에는 북한이 참여하는 ARF 회의가 열려 남북 외교수장이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과 리 외무상 간 예정된 만남도 없고 행사 중 겹치는 동선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필리핀에 패소한 최근 남중국해 국제중재 판결과 관련해 우리 정부나 미국과 회담, EAS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외신에 따르면 아세안은 친중 성향 캄보디아의 반대로 남중국해 관련 공동입장 채택에 진통을 겪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는 이번 연례 회의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윤 장관과 기시다 일본 외무상의 회담에서는 이달 말 발족할 일본군 위안부 재단과 관련, 일본이 약속한 10억엔(약 107억원) 거출 시기를 의논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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