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첫 선발등판 허프, 코프랜드 데자뷰는 없었다
입력 2016-07-21 21:59  | 수정 2016-07-21 22:07
LG 새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사진)가 첫 선발등판서 절반의 합격점을 받았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LG의 새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 후반기 LG의 성적을 좌우할 핵심선수 중 한 명이다. 이날 첫 선발등판은 어땠을까. 일단 부정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번 시즌 LG의 대표적인 고민 중 하나는 외인투수가 꼽혔다. 지난해 헨리 소사-루카스 하렐 조합을 뛰어넘기 위해 시즌이 개막될 때까지 장고를 거듭했지만 결과가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소사는 평균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기복이 심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부진한 모습이 역력했다.
더욱 문제는 나머지 한 자리였다. 뒤늦게 우완 스캇 코프랜드가 영입됐지만 이렇다할 활약은 없었다. 6월 초중순 동안 잠깐의 반등이 있었을 뿐 외인투수에게 기대하는 위력적인 모습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 결국 LG는 전반기 막판 깜짝 외인교체를 단행했다. 코프랜드는 짐을 꾸렸고 대신 좌완이자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허프가 새롭게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허프를 몇 년 동안 지켜봐온 자원이라고 밝혔다. 연봉도 잔여 시즌 55만불로 적지 않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부진한 전반기 막판, 특히 예상과 달리 선발진이 잦은 난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허프에 대한 기대가 적을 수 없었다. 사실상 허프가 후반기 LG 선발진의 키 포인트였다.
허프는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14일 잠실 한화전에 구원 등판해 첫 선을 보였다. 당시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삼진을 기록하며 1실점했다. 호평과 물음표가 뒤섞였던 가운데 이날 첫 선발등판 결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게다가 장소는 고척돔이었다. LG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바로 코프랜드가 지난 4월22일 고척돔 넥센전에 첫 선발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무려 8피안타 4사사구 7실점(6자책)을 기록했던 것. 첫 등판이기 때문에 단순 기록만이 중요하진 않았다. 하지만 경기내용도 좋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서둘러서 짐을 꾸린 코프랜드의 앞날이 비춰졌기 때문.
허프는 어땠을까. 일단 절반의 합격점을 받았다.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4실점.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허프의 투구 수를 정해놓지 않았음을 밝혔는데 총 109구의 결코 적지 않은 공을 던졌다.

내용 측면에서 피안타를 많이 맞았으며 실점 또한 막지 못했다. 다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최고구속 150km정도의 속구와 함께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큰 흔들림 없이 이닝을 매조지었다. 무엇보다 볼넷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돋보였다. 앞서 코프랜드가 기대와 달리 잦은 볼넷을 범하며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와 대비해 허프는 볼넷이 없으니 보다 안정적인 투구가 가능했다.
이날 허프는 가능성을 남기는 피칭을 해냈다. LG로서는 향후 지켜볼 부분이 많아진 것. 고척에서의 첫 등판 악몽이 없었다는 점에서 분명 나쁘기만 한 결과는 아니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