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지역에 지난 사흘간 집중호우가 내려 75명이 실종 되거나 사망하고 만리장성까지 일부 훼손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남부지방 폭우와 홍수피해에 이어 북부지방까지 물난리를 겪으면서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기상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베이징시와 북방 6개 성(省)에 집중호우가 쏟졌다. 허베이성과 산시성 등을 중심으로 2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3명이 사망, 62명이 실종됐다. 농작물 피해액은 최소 8억4000만위안(약 15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틀 넘게 장대비가 쏟아진 베이징에선 일부 시내 도로와 아파트단지가 무릎높이로 침수하고 지하철역 두곳은 운행이 중단됐다. 셔우두공항에선 항공편 300여편이 취소됐다. 베이징시는 20일부터 3차례나 홍수경보를 발령하는 이례적 상황을 연출했다. 서울보다 강우량이 적은 베이징이 홍수경보 발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인터넷에는 이번 폭우로 베이징 근교에 있는 만리장성 보호 옹벽 일부가 무너졌다는 등의 소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은 북부지방의 이번 집중 호우가 1998년 이래 최대라고 전했다.
남부 지방의 홍수에 이어 북부지방도 폭우 피해를 겪으면서 하반기 중국경제 성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허베이성과 산둥성에는 제조업 공장이 밀집해있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후난성 우한은 중부지역 대표 공업도시다. 농작물 피해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도 커졌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폭우때문에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 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반해 노무라증권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수해 재건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하반기 GDP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정반대로 분석했다. 노무라는 지난 18일 제방정비와 같은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반영해 중국의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5.7%와 5.5%에서 각각 6.2%와 6.5%로 수정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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