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돌아온 삼성전자 랠리…목표주가 230만원도
입력 2016-07-21 16:40 

‘삼성전자 강력 매수(SEC Strong Buy), ‘삼성전자 바이 재개(SEC Reiterate Buy)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주식예탁증서(ADR)가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전날인 5월 31일.
삼성전자는 갑자기 1조6131억원 어치가 거래돼 사상최대 거래금액을 갈아치웠다. 연일 삼성전자를 내다팔던 외국인이 돌연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들이‘삼성전자 강력 매수콜을 부르자 브로커리지에서 매수 주문을 마구 쏟아냈다. 거래량 급등은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날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6월 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4만1000원(3.17%) 오른 13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19일 4% 상승한 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이는 국내 기관과 외국인투자자간에 물량 쟁탈전이 벌어진 영향이 컸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19일과 23일에는 로보어드바이저인 유안타증권의 티레이더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홀트(HOLT)가 매수 추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랠리를 애널리스트보다 로봇이 먼저 예견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3년반만에 증시에 돌아왔다.
자고 일어나면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운다. 150만원대에서 늘 주저앉았던 삼성전자는 ‘마의 150만원 벽마저 깨버리고 조만간 사상최고가인 158만4000원(2013년 1월 3일 종가)을 경신할 태세다.
삼성전자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6월초부터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자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30일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4조2528억원, 1월 29일부터 4월 14일까지 3조1227억원어치의 자사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가 2차례에 걸쳐 총 7조3755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한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3조3049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삼성전자 전망을 그다지 희망적으로 보지 않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을 비중 축소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6월초 중국기업의 ADR가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것을 신호탄으로 외국인은 대대적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에 나섰다. 중국 대형주로 글로벌 자금이동이 끝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20일까지 외국인은 7599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투자주체별 순매수금액으로는 1조868억원 어치 순매수한 기타법인에 이어 두번째다. 기타법인의 순매수는 주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뜻한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2조1309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한바 있다.
코스피를 크게 출렁이게 했던 브렉시트 쇼크도 삼성전자 랠리를 잠재우지 못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시장에 전해진 6월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1% 하락한 140만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일주일만에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고, 7월 들어 2차 랠리가 시작되면서 154만원까지 올랐다. 7월 들어서만 주가가 8% 상승했다.
삼성전자 랠리를 뒷받침한 가장 큰 동력은 실적 턴어라운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폰이 중국에 추월당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2% 급감하는 등 경착륙했다. 이듬해 매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10%대 초반에서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드디어 16%대를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용절감을 통해 2분기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사업부문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체 주식의 4.1%에 달하는 총 591만주를 매입하자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EPS)는 크게 올랐다. 이에따라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EPS가 전년대비 23%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크게 올려놨다. 순이익이 오르는데 주식수는 줄어드니 주당 순이익은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는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보다 높게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169만원이다. 하지만 최근 한달 리포트를 낸 7개 외국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176만원으로 7만원 가량 높다. JP모건이 지난달 21일 190만원을 제시했고 이어 지난 18일 맥쿼리가 185만원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는 각각 180뭔을 목표주가로 내놨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230만원(한국투자증권)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적 개선세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 때만 해도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오로지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다고 보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3D 낸드 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유의 경쟁력을 갖춘 영역이 늘어났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