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삼성·LG 세탁기에 또 반덤핑예비관세
입력 2016-07-21 16:01 
LG전자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

미국 상무부가 중국에서 만든 삼성·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덤핑 예비 판정을 내리고, 각각 111%와 49%의 반덤핑예비관세를 매기기로 해 국내 해당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예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세탁기 수입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급증한 것을 발견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법인이 덤핑한 것으로 예비적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삼성 쑤저우와 LG 난징 공장에서 만들어져 미국에 수출된 세탁기가 생산 비용보다 더 싸게 팔린다는 미국 경쟁사인 월풀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월풀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가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헐값으로 세탁기를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반덤핑관세를 부과해야한다고 미국 정부에 진정서를 냈다. 미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해 산정한 반덤핑 예비관세는 각각 110%, 49%다. 중국산 가정용 세탁기 전체에 적용되는 반덤핑 예비관세율은 80.49%다.
상무부는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법인은 반덤핑 예비관세율에 따른 현금을 예치하도록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이번 예비판정 보고서가 나오기 90일 전 미국에 수출한 가정용 세탁기까지 소급해 반덤핑예비관세율에 따른 현금을 물어야한다.

상무부는 오는 12월 이번 사안에 대한 최종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어 내년 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 넘어가 덤핑 판매로 미국 세탁기업체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는지 가려질 예정이다. 월풀이 이길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종적으로 반덤핑관세를 물어야 한다.
국내 가전업계는 이번 반덤핑예비판정은 미국 가전업체인 월풀의 지속적인 견제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13년에도 월풀은 한국에서 생산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반덤핑혐의가 있다고 제소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세계무역기구(WTO)는 WTO협정에 위배된다면서 반덤핑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적극 대응에 나설 태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비판정 결과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당국에 적극적으로 소명해 혐의 없음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모든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비자를 만족시켜왔고 앞으로도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이번 예비 판정에 자사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미 상무부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며 무역위원회에도 미국 내 산업에 끼친 피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전업계에서는 반덤핑예비관세율 자체가 터무니없이 높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에 따른 유탄을 맞은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특히 월풀도 중국에서 세탁기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과 삼성·LG전자의 세탁기 가격이 월풀보다 미국에서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점을 들어 덤핑판매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송성훈 기자 /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