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식시장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14~18%(미국 달러 기준)가 올랐다.
특히 외국인 순매수가 이들 국가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해 외국인은 태국 시장에서 16억달러를 순매수했고 인도네시아(14억달러)와 필리핀(8억달러)에서도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에 외국인이 태국에서 43억달러를 빼가고 인도네시아(-16억달러)와 필리핀(-12억달러)에서도 순매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아세안 시장의 투자 매력은 무엇보다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올해 미국,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세안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은 올해 6.1% 성장하고 인도네시아와 태국도 각각 5.0%,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모두 높아진 수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아세안 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브렉시트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아세안 통화 가치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절반 이상이 브렉시트 이후에 유입됐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세안의 경제 성장과 통화 가치 안정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세안에서도 특히 인도네시아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주도형 경제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물가가 안정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최대 건자재·인테리어 업체인 '에이스 하드웨어'의 6월 성장률(신규 점포 제외)은 전년 대비 10.9%포인트 증가했다. 실물경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면서 소비자신뢰지수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시행한 일련의 정책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신고 없는 자금의 해외 유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자진 소득신고 시 세금을 우대해주는 세제 개편을 시행했다. 해외로 유출됐던 자금이 일부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또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전년보다 40% 이상 늘리는 등 재정지출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신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19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발표했다.
필리핀은 지난 몇 년간 해외에서 일하는 필리핀 근로자의 모국 송금 증가와 글로벌 기업의 콜센터 산업 급성장이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도로와 항만이 날로 혼잡해지는 등 인프라 부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런 점에서 이런 대규모 SOC 투자 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새 경제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한 점은 다소 조심스럽다.
태국도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경제지표가 살아나고 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다음달로 예정된 헌법 개정 국민투표로 인한 정치적 혼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군사정권이 약속한 내년 총선 실시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제지표도 다른 아세안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 시장은 앞으로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향후에는 국가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브 왕 트러스톤싱가포르 애널리스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외국인 순매수가 이들 국가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해 외국인은 태국 시장에서 16억달러를 순매수했고 인도네시아(14억달러)와 필리핀(8억달러)에서도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에 외국인이 태국에서 43억달러를 빼가고 인도네시아(-16억달러)와 필리핀(-12억달러)에서도 순매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아세안 시장의 투자 매력은 무엇보다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올해 미국,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세안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은 올해 6.1% 성장하고 인도네시아와 태국도 각각 5.0%,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모두 높아진 수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아세안 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브렉시트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아세안 통화 가치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절반 이상이 브렉시트 이후에 유입됐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세안의 경제 성장과 통화 가치 안정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세안에서도 특히 인도네시아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주도형 경제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물가가 안정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최대 건자재·인테리어 업체인 '에이스 하드웨어'의 6월 성장률(신규 점포 제외)은 전년 대비 10.9%포인트 증가했다. 실물경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면서 소비자신뢰지수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시행한 일련의 정책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신고 없는 자금의 해외 유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자진 소득신고 시 세금을 우대해주는 세제 개편을 시행했다. 해외로 유출됐던 자금이 일부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또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전년보다 40% 이상 늘리는 등 재정지출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신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19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발표했다.
필리핀은 지난 몇 년간 해외에서 일하는 필리핀 근로자의 모국 송금 증가와 글로벌 기업의 콜센터 산업 급성장이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도로와 항만이 날로 혼잡해지는 등 인프라 부족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런 점에서 이런 대규모 SOC 투자 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새 경제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한 점은 다소 조심스럽다.
아세안 시장은 앞으로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향후에는 국가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브 왕 트러스톤싱가포르 애널리스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