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로스쿨과 약대 입학시험 인기, 동반 상승했다
입력 2016-07-20 17:03 

대표적인 전문직 진입 통로인 법학적성시험(LEET)과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의 지원자수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7학년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지원자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지원자도 감소 추세에 있다가 올해 반등한 것이다.
2017학년도 LEET 지원자수는 8838명으로 전년대비 7.2%(592명) 증가해 역대 3번째를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2017학년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은 지원자 수도 1만6127명으로 역대 최대였고 경쟁률도 9.5대 1로 가장 높았다. PEET 지원자수는 2011학년도 첫 시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LEET 지원자수는 2009학년도 1만960명으로 출발했다가 2013학년도 7000여명 대로 급감한 뒤 2014학년도 들어 9000여명으로 반등했다.
이후 LEET는 초반의 인기와 달리 ‘금수저에 유리한 고비용 구조와 판검사 임용이 쉽지 않다는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최근 몇 년간 지원자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법 고시 폐지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사법고시 수험생들이 유입되거나 일찌감치 로스쿨 진학을 결정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올해 지원자수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법고시 1차 시험은 올해로 마지막이면 2차·3차 시험은 2017년을 끝으로 2018년에는 완전히 폐지될 예정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작년과 재작년은 아직 합격 가능성을 보고 사시를 보는 학생들이 남아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LEET를 보지 않으면 법조인의 길을 포기해야 하는 갈림길에 선 사시 수험생 등 지원자들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은 법조인 양성체계가 점차 로스쿨로 일원화되면서 학생들이 더 이상 사시와 로스쿨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고 빨리 로스쿨 진학을 결정해 지원자가 늘어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취업 불황과 고용 불안정이 가져온 전문직 선호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취업준비생들이 경기 침체와 취업난으로 약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을 선호하고 있다”며 PEET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 선발 인원이 대폭 감소하면서 의학입문검사(MEET) 대신 지원자수가 늘어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연세대 로스쿨 교수도 최근 청년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져 LEET 지원자수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수 학생들이 이처럼 로스쿨과 약대에 몰리면서 우수 인재의 쏠림 현상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법학과를 없애고 로스쿨을 설립한 25개 대학엔 상위권 대학이 다수 포진해 있어 우수 학생들의 법학과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로스쿨은 변호사 양성이 주된 목적으로 사실상 실무중심 3년 과정의 취업기관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이형규 로스쿨협의회 이사장(한양대 로스쿨 원장)도 법학 이론 교육이 과거보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법조인은 양성되지만 법률 이론가를 양성하는 틀이 무너졌다”고 우려한 바 있다.
또 올해 LEET 지원자 가운데 법학계열은 32.9%, 비법학계열 67.1%로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지원자가 2배 이상이다. 김명기 사무국장은 법학과 학생이 로스쿨에 진입하면 이론과 실무 겸비할 수 있지만 비법대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법학 이론은 약한 이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약대의 경우 일반대학에서 2년 이상을 이수한 뒤 입학이 가능한데 이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 전공을 약대에 진입하기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험 과목과 관계가 있는 화학과나 생물학과 교수들은 약대가 이공계를 황폐화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도 시험 과목과 관계가 있는 생물학과 공학, 화학 전공자들의 응시 비율은 72% 이상이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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