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체면 구긴 은행 중금리 대출…저축은행比 연체율 3배↑
입력 2016-07-20 09:48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에서 정부 주도의 은행권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이 저축은행권에 체면을 구긴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중금리 대출에 크게 관여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하는 한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의 출현을 저해한다는 목소리 등 안팎의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작년 5월 출시한 ‘위비모바일대출의 연체율이 저축은행권 대표 중금리 대출 상품의 3배를 웃돌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위비모바일대출의 연체율은 3.30%로, 월별로 보면 한때 3.53%까지 치솟았다. 6월말 현재 이 상품은 2만5011건에 911억4100만원이 취급됐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이 상품의 연체율 공개를 꺼려왔다.
위비모바일대출은 은행권 중금리 대출의 시초 상품으로, 정부가 주도한 정책성 상품의 성격으로 출시됐다. 때문에 신용등급 7등급까지 직업이나 소득확인 없이도 서울보증보험에서 보험증권을 발급해주면 무직이나 주부도 대출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일각에선 무조건 퍼주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숫한 컨셉트로 작년 12월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신용대출 ‘사이다는 현재 출시 7개월 만에 900억원을 돌파했지만 연체율은 제로(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도 작년 12월 중금리 대출을 출시해 현재까지 520억원을 취급했지만 연체율은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 상품(사이다)은 신용등급별로 사전에 확정한 금리를 적용하고 직장인 등 소득이 확인된 경우 대출이 가능한 상품 구조로, 이 부분이 위비모바일대출과 크게 구별된다. 위비모바일대출의 경우 당초 출시 초기보다 연체율이 상승하자 대출심사와 보증보험 발급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대출심사가 초기 대비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위비모바일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직업이나 소득 확인 없이 대출이 가능한 상품 구조를 꼽는다. 까닭에 위비모바일대출의 후속격인 또 다른 정부 주도의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은 소득 등 일정 요건이 추가되기도 했다. 쉽게 말해 중금리 초기 상품인 위비모바일대출에서 발생한 리스크 관리의 허점을 보완한 것이다.
위비모바일대출의 연체율 상승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고 이에 따른 정책성 중금리 상품이 출현하면서 중금리 시장이 왜곡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저축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중금리 시장이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정부가 관련 시장을 조기에 활성화하려 하다보니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잇돌 대출과 같은 정책성 중금리 대출 상품의 출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금융권에서 하나같이 똑같은 ‘판박이 상품만 나오고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위비모바일대출에 대한 시각이 회의적”이라고 전해 정부 주도 상품의 한계를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이 발행하는 보증증권을 통해 연체율 상승에 따른 금융기관의 손해를 보전해주는 정부 주도의 위비모바일대출, 사잇돌 대출 등을 놓고 적절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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