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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부산행’ 공유 “좀비물 처음 시도, 설렘과 걱정 교차”
입력 2016-07-20 08:51 
[MBN스타 손진아 기자]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속 배우 공유는 어떤 모습일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업그레이드 된 공유를 만날 수 있다.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펼친 바 있는 그는 이번엔 이를 악물로 좀비를 헤쳐 나간다. 가볍게 보여줬던 부성애 연기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진하게 그려낸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프로젝트로, 공유는 극 중 가족보다 일이 더 우선이었던 펀드 매니저 석우 역을 맡아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볼 때 그림들이 연상되면서 느낌이 이어지고 하는 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후반부에 우리들보다 무서운 사람들의 모습이 임팩트가 있었다. 좀비란 소재를 크게 쓰면서도 다양한 메시지를 품고 있다. 좀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초반에 좀비 비주얼을 제대로 딱 잡아준 배우들이 있다. 처음에 관객들이 접했을 때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 분들이 영화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부산행은 한국형 좀비를 담은 작품으로 첫 좀비 블록버스터인 만큼 개봉 전부터 좀비가 어떤 형상을 띄고 있을지,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일지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좀비물을 처음 시도하는 작업에 뛰어든 공유 역시 그랬다. 처음이라는 흥분과 설렘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존재했다.

좀비물을 처음 시도하는 것에 설렘은 당연히 있었고, 동시에 마냥 좋은 걸로만 시작될 순 없었던 것 같다. 걱정은 늘 있었는데, 거기에는 연상호라는 괴짜 같은 사람이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저 혼자가 주인이 아니라 같이 함께한 팀이 처음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호흡도 너무 좋았다. 연상호 감독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불편함이 전혀 없이 잘 끌어줬던 것 같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때로는 친구 같이, 때로는 감독 같이, 때로는 동료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늘 웃으면서 하지만 직관적인 게 있다. 흐리멍덩해 보이지만 예리한 구석이 있다. 도전하는데 있어 힘이 되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공유가 분한 석우는 유일하게 영화상에서 변하는 인물이다. 가정보단 바쁜 회사 생활에 치여 살았던 석우는 좀비와 혈투를 벌이는 극한의 상황에서 나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그러나 좁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서로 도우며 자연스럽게 가족의 소중함도, 그리고 배려와 희생도 깨닫게 된다. 어떻게 보면 ‘부산행에서 현실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석우는 비현실적인 면도 그려낸다. 바로 좀비들과 액션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분은 공유에게도 고민 지점이 됐다.

석우는 유일하게 변한다고 하지만 전형적인 인물이다. 처음부터 전형성에 대해 감독님과 의논했고, 전형적이지만 전형적이지 않는, 내가 갖고 있는 색깔이라는 게 있다면 조금 더 입체적인 결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액션은 복병이었다.(웃음) 흔들리는 어떤 타깃을 정타로 때리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걸 처음 느끼는 애로 사항이었다. 그들은 몸을 떨고 꺾으면서 다가오고 나는 액션을 해야 하고. 그런 상황에서 서로 움직이다보니 좀비 역할 하는 배우들이 맞게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좀비들과의 합에 있어서 애로 사항이 날 힘들게 했다.(웃음)”

‘부산행은 좀비와 극한 상황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했다.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가는 이기심, 음모론을 숨기기에 바쁜 정부 등 현대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꼬집어 낸다. 현실적인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탄생시킨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는 꽤 날카롭다.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너무 공감했다. 생각지도 못한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재난 상황이 펼쳐졌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그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았다. 위기 속에서 나오는 석우의 행동도 이해가 간다. 용석(김의성 분)도 너무 이해가 간다. 그 상황에서는 옳고 그름의 기준이 없다. 그런데 불특정 다수가 옳은 것 마냥 분위기가 그쪽으로 흘러가는 게 너무 무서웠다.”

그는 부녀로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김수안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상호 감독이 김수안을 캐스팅하기 위해 기존 시나리오의 내용을 수정했을 정도로 김수안은 성인배우 못지않은 성숙한 감정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연 감독은 김수안의 연기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고, 공유 역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안이는 사람이 안 좋아할 수 없게 만든다. 끼가 너무 많은데, 수안이에게 감사한 건 어쨌든 아이인데 성인배우들보다 더 프로다운 느낌으로 현장에 임하더라. 내 입장에서는 수안이가 담담하게 그렇게 해준 것이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론 측은한 마음이 있었다. 투정 부려도 좋고 당연한 건데 수안이는 너무 안 그랬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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