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깜짝 실적` 우리銀, 민영화도 훈풍
입력 2016-07-19 17:34 
이광구 우리은행장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 75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2%나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은 3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다. 2분기 일회성 비용인 명예퇴직 비용(920억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은 연내 추가적인 명예퇴직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혀 3분기 실적이 더 개선될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은행의 이번 실적은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넘어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연구원들이 추정한 우리은행 2분기 순이익 전망 평균치는 3020억원이었다.
실적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꾸준히 부실자산을 줄여온 것이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대출이 1.6% 성장한 이유도 있지만 부실자산 감소가 이자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게 우리은행 분석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총여신 중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1.47%에서 상반기 말 1.22%로 감소했다.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STX조선 등 조선 4개사와 삼부토건 여신을 제외하면 이 비율은 1.06%까지 감소한다.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9%, 1.1%, 1.2%다. 우리은행이 이들과 비슷한 건전성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했던 요소를 불식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우리은행의 부실자산 감소가 민영화라는 큰 목표와 이광구 행장의 리더십 덕분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민영화를 위해 은행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을 줄일 수 있었고 이광구 행장이 지속적으로 건전성 강화를 강조하며 조직 관리를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리은행 실적이 만약의 큰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이면서 이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15년 말 121.5%에서 올 상반기 140%까지 올라갔다. 향후 기업 구조조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기반을 마련해 민영화를 대비한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서 하반기에는 추가적으로 쌓을 금액이 적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실적이 더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비이자수익(펀드·보험·카드수수료 등) 부문을 늘리기 위한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 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남기명 우리은행 그룹장이 관련 사업을 직접 독려하고 있어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연초 밝힌 연간 순이익 목표(1조2000억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최대 1조5000억원의 순이익까지 거둘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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