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진해운 자율협약 한달 연장
입력 2016-07-19 17:33  | 수정 2016-07-19 23:34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다음달 초 종료 예정인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9월 초까지 1개월 연장할 전망이다. 은행권 채무 동결을 내용으로 하는 자율협약이 연장되면서 한진해운은 1조원가량의 유동성 부족분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8월 중 한진해운이 외부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지에 해운업계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9일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다음주 중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8월 4일 종료 예정인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1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주채권은행 입장에서는 한진해운 측에 충분한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진해운은 항만 이용료 등 막대한 상거래 채무 연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회계법인 실사 결과를 토대로 용선료 조정 협상, 사채권 만기 연장 등 자율협약 조건보다 상거래 채무를 먼저 갚을 수 있는 한진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주문해왔다.
실사 결과 한진해운이 필요한 유동성 규모는 내년까지 용선료 인하 조정 폭에 따라 1조~1조2000억원 규모다. 한진해운은 4000억원가량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한 바 있지만 산업은행은 나머지 6000억원 이상 역시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진그룹은 채권단의 추가 유동성 지원을 우회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의 입장은 변함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전적으로 한진그룹이 결정할 문제지만 현재로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외부 투자자를 끌어모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본다"며 "한진그룹이 외부 투자자 모집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입장도 확고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고용 규모나 산업 전후방 연관 효과로 볼 때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을 이유로 한진해운에 원칙에서 벗어난 유동성 지원을 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한진그룹이 회생의 갈림길에서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석우 기자 / 윤진호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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