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부친인 고(故) 신진수 씨의 제사를 하루 앞두고 전일 퇴원한 가운데 19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성북동 자택에서 열리는 제사에 신격호·신동주·신동빈 삼 부자의 회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말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시동을 건 이후 2년째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9일 미열 등의 증세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같은달 18일 송파구 소재 아산병원으로 옮겨 총 40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검찰이 지난달 10일 롯데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신 총괄회장 집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포함해 롯데그룹 압수수색을 벌일 당시에도 신 총괄회장은 입원 중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입원 후 전립선염증과 폐렴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일 오후 2시30분께 퇴원해 곧바로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로 향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기력을 되찾아 40일만에 전일 퇴원했다”며 다만 부친의 제사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달 12일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 전 부회장은 제사를 앞두고 지난 15일 귀국해 현재 성북동 자택에 머물고 있다. 음력 6월 16일인 고 신진수 씨의 제사도 이곳에서 열린다.
롯데 오너가는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의 성북동 자택에 그룹 일가가 모인 가운데 저녁에 제사를 지냈다. 지난해 7월 31일이었던 제사에는 신 전 부회장 내외를 포함해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과 신경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내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의 남편인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 이사장의 큰 딸인 장혜선 씨 등이 참석했다. 당시 신 회장은 일본에 있었으며 신 총괄회장 역시 건강 상의 이유로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물면서 제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는 제사를 앞두고 입국했지만 제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는 올해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데다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삼 부자 회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 이사장도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과 관련한 금품 로비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어서 제사 참석이 어렵다. 하쓰코 여사 역시 올해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간 경영권 갈등으로 매년 제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고 그 칼끝이 총수 일가를 향하고 있는 만큼 총수 일가가 공식 일정에 모두 참석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 부자의 극적 만남은 불가능하겠지만 롯데그룹의 위기감이 커진 만큼 문중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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