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교양과목 수강자격 ‘인턴 경력’ 기준 논란

서울대가 올해 2학기에 개설한 한 교양강의의 자격조건을 ‘인턴경력이 있는 학생들로 제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는 홈페이지에서 2016년 2학기 선택교양과목인 ‘글로벌인턴십2 강의 수강신청 안내사항에서 수강 신청자격으로 ‘해외에서 최소 120시간 이상 인턴십을 수행한 자 또는 국내에서 최소 160시간 이상 인턴십을 수행한 자로서 관련 증빙서류 제출 가능자라는 조건을 명시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업을 들으려면 이제 인턴경력도 있어야 하는가”라는 한탄섞인 반응부터 수업권 침해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인턴 경력이 없다고 밝힌 재학생 박 모씨(27)는 1학기에 개설되는 ‘글로벌인턴십1 수업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데 수업 내용이 거의 차이가 없는 ‘글로벌인턴십2 수업에서 인턴경력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경영학과 재학생 김 모씨(26)은 이것 저것 동아리활동에 교환학생도 다녀오느라 인턴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며 가뜩이나 취직이 어려워 서러운데 학교 수업에서도 인턴경력을 요구하는 것이 황당하다”고 성토했다. 내년 봄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정 모씨(25)는 이번 학기에 해당 강의를 수강하려 했는데 경력이 없어 그러지 못할 것 같다”면서 학생의 취업과 경력개발에 도움을 주겠다는 수업 취지와 다르게 현실은 수업을 듣고 싶으면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늦게하라는 뜻으로 보여 졸업을 앞둔 학생 입장에서 수업권 침해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경력개발센터 관계자는 1학기 수업은 국내·외 기업에서 향후 인턴십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2학기 수업은 국내·외 글로벌기업, 국제기구, 공공기관 등에서 인턴십을 한 경험이 있는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이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개설했기 때문에 경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턴십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취업을 도모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인턴 경험이 없는 학생이 참여할 경우 수업의 만족도 측면에서 기존 수강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센터의 입장이다.

주 1회 2시간씩 똑같이 진행되는 두 수업에 부여되는 학점은 다르다. 모든 학생이 수강신청 할 수 있는 1학기 ‘글로벌인턴십1 수업을 수강한 학생은 1학점을 부여받는다. 이 수업에서는 글로벌 기업 전문가 특강, 국·영문 입사지원서 작성법 및 인턴십 활동 선배의 경험담 등을 교육했다. 인턴경험이 있는 학생만이 수강 가능한 2학기 ‘글로벌인턴십2 수업은 3학점짜리 수업으로 프레젠테이션 스킬, 인턴십 종료 후 취업에 성공한 선배와의 만남 및 글로벌 CEO 특강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두 수업간 연결성이 없기 때문에 1학기 수업은 2학기 수업의 선수과목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경력개발센터 관계자는 오히려 (경력)자격요건을 둠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국내나 해외 인턴을 다녀오도록 장려하는 효과가 있다”며 지금까지 인턴경험이 없는데 이 수업을 듣고 싶다며 이의를 제기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여지는 있다”고 했다.
[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