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9천 여 명의 참가자가 지원한 엠넷 '쇼미더머니5'의 우승자는 비와이였다. 그는 예선전부터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고, 모든 이들은 이번 시즌 '쇼미더머니'의 종착역을 예견했다. 결승전의 긴장감은 다른 시즌보다 떨어졌지만, 비와이와 씨잼이 보여준 우정은 '쇼미더머니'의 앞길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했다.
비와이는 지난 15일 방송된 '쇼미더머니5' 결승전에서 '쌈박자' '자화상pt.2(fake)'를 무대에 올리면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비와이는 이날 생방송에서 랩 실력 외에도 음악성에 신경 쓴 곡을 선보였다. 우승을 자축하는 것과 더불어 힙합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슈퍼비와 씨잼은 결국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슈퍼비는 가족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공중도덕 Part2'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1라운드 탈락했다. 씨잼은 '래퍼'라는 껍데기를 벗고 류성민(본명)으로서의 삶을 전한 '재방송'을 전했으나 비와이를 넘지 못했다.
'쇼미더머니5' 결승은 비와이와 씨잼의 우정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예선을 통과하면서 이들은 서로에게 '디스랩'으로 맞섰다. 그러나 비와이와 씨잼은 자신 외의 우승 후보로 상대를 지목하면서 결승에서 만나는 각본을 썼다.
우정 외에도 비와이와 씨잼은 실력으로도 다른 참가자들을 앞섰다. 전 시즌에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두 사람이 '쇼미더머니5'에서 분풀이를 하듯 참가자들의 기세를 눌렀다. 전 시즌에서 선정적인 랩 가사나 참가자들의 태도 문제가 불거진 것과 달리 '쇼미더머니5'에서는 뛰어난 래퍼들의 우정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결승전 상대와 우승자의 결과가 이른 시간에 결정된 듯한 분위기에 파이널 무대는 맥이 빠진 분위기가 들기도 했다. 비와이가 관객들의 흥을 끌어올리기보단 래퍼의 음악적 역량에 집중한 탓도 있었다.
그럼에도 '쇼미더머니5' 결승전이 의미가 있었던 것은 비와이와 씨잼이 '우승'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우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귓속말을 하고 등을 토닥여 주는 모습 속에서 이미 경쟁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동안 '쇼미더머니'는 매회 방송이 끝나면 관련 게시판 등이 떠들썩해질 정도로 논란이 일었다. 상대의 약점을 잡으면서 공격적으로 쏟아내는 랩과 심사위원과 참가자들 간의 견해차, 비프음으로 처리되긴 했지만 과격한 가사들은 '쇼미더머니'가 살아남는 방식이었다.
이번 시즌에 역대 최고 참가자가 지원했을 만큼 '쇼미더머니'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성장해왔다. 비주류로 취급받던 힙합이 '쇼미더머니' 경연곡 음원 발표 등과 얽히면서 가요계에 한 몫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다른 장르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남을 헐뜯거나 허세를 부리는 것이 '힙합'의 울타리 안에서는 '스웨그'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미더머니'는 이러한 경쟁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다. 디스가 힙힙 문화처럼 변질됐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와이와 씨잼이 보여준 우정은 힙합을 넘어 음악적인 교감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우정'이라는 코드가 추가된 '쇼미더머니'는 힙합이 꼭 디스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비와이의 종교적인 가사도 '쇼머더머니' 폭을 확장하게 한 요소였다. 시끄러운 논란의 빈자리를 잘 채웠다.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종료한 '쇼미더머니'는 이번 경연에서 구설보다는 힙합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더욱 풍성해진 '쇼미더머니'가 시즌6에서는 어떤 도전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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