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BoA메릴린치는 이머징마켓 반기 분석 보고서를 내고 펀더멘털이 강한 나라로 한국을 비롯한 필리핀·대만 등을 꼽았다.
BoA메릴린치는 매년 두차례 글로벌 이머징마켓 56개국에 대해 거시경제 성장률·인플레이션·재정안정성·금융취약성 등 70여개 부문 4000개 지표를 조합해 순위를 매긴다. 펀더멘털이 강하다고 해서 반드시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투자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56개국 중 펀더멘털이 강한 빅5는 필리핀·대만·이스라엘·한국·페루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펀더멘털 상위권에 늘 꼽혔던 중국이 빠지고 한국이 포함돼 주목된다. BoA메릴린치는 지난 2009년부터 이 조사를 실시해왔는데 중국이 빅5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외환보유고 등에서 여전히 5위권을 유지했지만 국가부채와 개인부채 등 부채 순위에서 밀려나면서 펀더멘털 순위에서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반면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서 이머징마켓 상위권을 차지하고 재정상태도 양호해 상위권으로 올라섰다고 BoA메릴린치는 밝혔다.
이머징마켓에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나라로 꼽힌 곳은 바레인·조지아·남아프리카공화국·튀니지아·베네수엘라 등이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 중에서는 브라질·터키·남아공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머징마켓 펀더멘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고·GDP 대비 총부채·민간부채·경상수지 및 해외직접투자 규모 등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외부악재에 취약한 이머징마켓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 지표가 튼튼해야 투자 안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BoA메릴린치는 이머징마켓 중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식 비중을 늘려야한다고 권고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유럽시장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 주식은 현금창출력(EV/EBITDA기준)이 13배 수준으로 비싸진 상태다. BoA메릴린치는 밸류에이션과 환율 등을 감안하면 대만·호주·인도네시아의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홍콩·인도·말레이시아 주식은 비중을 축소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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