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농장 근무중 전신마비 워홀러에 104억원 보상 판결…농장 파산

호주 농장에서 일하다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영국인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에게 1천200만 호주달러(104억원)를 보상하라는 호주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주(州) 대법원은 15일 낙농장 소유주 측의 태만이 드러난 반면 워홀러로 일하던 영국인 여성 홀리 레이퍼(27)의 과실은 찾을 수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16일 보도했습니다.

스티븐 에스트코트 판사는 레이퍼가 4륜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몰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이 없었고 브레이크와 운전대에 결함이 있었으며 안전모도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레이퍼 가족은 평생 옆에서 24시간 돌봐야 하는 데다 수입 손실분을 고려한 것이라며 4천만 호주달러(347억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에스트코트 판사는 레이퍼의 기대수명과 관련, 가족들이 예상한 40년보다는 훨씬 적은 15년으로 추정해 이같은 보상액을 내놓았습니다.

신예 사진작가로 학교 선생님이던 레이퍼는 2011년 태즈메이니아의 한 낙농장에서 자신이 몰던 4륜 오토바이가 전복되면서 뇌를 크게 다쳤습니다.

그녀는 현재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스스로 먹을 수도 없을 뿐더러 의식도 완전하지 않아 하루 24시간 보호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레이퍼의 엄마인 일레인은 판결이 나온 뒤 "딸은 큰 꿈과 희망이 있었다"며 "고용주가 예견할 수 있었던 부상을 막지 못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고 호주 AAP통신이 전했습니다.

레이퍼의 변호인은 "법원이 레이퍼가 입은 부상과 관련해 농장 소유자들의 태만과 법에 명시된 의무 위반을 인정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레이퍼의 사고 후 농장 소유주는 파산했으며, 보험회사가 보상액수를 부담하게 됩니다.

이번 보상 액수는 태즈메이니아 사상 최고액으로 보인다고 호주 ABC 방송은 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