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만 쓰면 안전?…종류따라 머리손상 예방 3배 차이

오토바이 탑승 시 착용하는 헬멧 종류에 따라 머리와 뇌가 손상을 입는 '두부외상'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최대 3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상철 건국대충주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2012년 6월부터 2015년 5월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오토바이 외상환자 746명을 대상으로 착용한 헬멧 종류에 따른 머리 손상 정도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생명의학연구'(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최근호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헬멧 착용 여부와 착용한 헬멧의 종류를 머리와 안면을 감싸는 '풀페이스헬멧', 머리를 감싸지만 안면부가 노출되는 '오픈페이스헬멧', 머리 윗부분만 감싸는 '하프페이스헬멧'으로 구분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헬멧을 아예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전체 32%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뒷좌석에 승객으로 앉은 사람 10명 중 8명꼴로 헬멧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헬멧을 착용한 사람 중에서는 풀페이스헬멧이 절반(51%)을 차지했고 오픈헬멧 27%, 하프페이스헬멧 22%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 연구팀은 대상자의 두부외상 정도를 0~6점으로 나타내는 'AIS'지표에 따라 비교했습니다. AIS 지표가 0점이면 손상이 없고, 1~2점이면 경증두부외상, 3점 이상이면 중증두부외상입니다.

분석결과 헬멧을 안 쓴 사람보다 풀페이스헬멧을 쓴 사람의 중증두부외상 예방효과가 5배로 가장 높았으며 오픈페이스헬멧 2.5배, 하프페이스헬멧 1.8배 순이었습니다. 헬멧을 쓴 사람 중에서도 풀페이스헬멧의 예방효과가 훨씬 더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경증두부외상 예방효과 역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풀페이스헬멧이 1.7배, 오픈페이스헬멧 1.4배, 1.2배 순으로 높았습니다.

김상철 교수는 "오토바이 사고환자를 보면 풀페이스헬멧이 아닌 경우 사고 당시 헬멧이 머리에서 벗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가급적 풀페이스헬멧을 착용하도록 하고 오픈헬멧이나 하프페이스헬멧의 경우 헬멧을 머리에 고정하는 끈을 확실하게 묶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뒷좌석 승객은 헬멧을 안 쓰는 경우가 많고 여름철에는 더위 때문에 운전자 역시 헬멧 착용을 꺼린다"며 "헬멧 착용에 따른 두부외상 예방효과는 이미 증명된 만큼 답답하더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