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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외주3사 "방송사와 상생 원해"vsKBS "한류 위해 `몬유` 설립"
입력 2016-07-15 12:07  | 수정 2016-07-15 12:5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외주제작 3개 단체가 KBS의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 설립에 대해 상생을 강조하면서 반대했다. 이에 KBS 측은 몬스터 유니온은 해외 자본에 방송 제작 부문이 해외에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안인배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몬스터 유니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KBS가 자회사 프로덕션을 설립하면, 외주제작 시장 자체가 없어질 것이다. 제작사는 설자리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외주제작 3개 단체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한국독립PD협회가 몬스터 유니온 설립 반대와 외주제작사의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해 열렸다.
안 협회장은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영 방송사가 콘텐츠 제작사를 만들어 살아가려고 한다는 것은 외주제작사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심각한 사례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KBS는 오는 8월 몬스터 유니온을 제작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KBS에 따르면 KBS와 KBS 계열사(KBS 미디어, KBS N)가 공동 출자한 몬스터 유니온은 해외 시장을 겨냥해 한류를 이끌어 갈 대작 드라마와 국민 예능 등 방송 콘텐츠의 기획, 제작을 목표로 한다.
송규학 한국독립PD협회장은 몬스터 유니온과 관련해 "KBS가 적자 때문에 이런 자구책을 마련한 것 같다"면서 "KBS는 제작사와의 밥그릇 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하는 것이 맞는 듯하다"고 밝혔다.
지난 6월 9일 한 매체는 KBS가 드라마제작 전문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외주제작 3개 단체는 같은 달 15일 협회 공동 명의로 KBS에 질의서를 송부한 뒤 23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KBS는 몬스터 유니온을 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안 협회장은 "KBS 사장과 면담을 통해 자세한 사항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 싶었지만, KBS 측은 사장과 만남은 어렵다는 답 밖에는 내놓지 않았다"며 "방통위, 문화부, 청와대 등에서도 방송산업에 대한 정책 논의가 이뤄져야 창조경제, 문화경제가 발전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외주 제작 3사는 한국 방송사들이 외주 제작사에게 일부 제작비를 지원한 뒤 작품의 저작권을 요구하는 것을 한국 방송 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안 협회장은 "한국 방송사는 '제작비를 지원했으니 저작권을 달라'는 식이다"며 "방송사의 외주 제작 비율이 40%에서 35%로 줄었다. 방송사가 자회사를 통해 작품을 제작을 한다면 제작사는 설자리가 없을 것이다. 외주 제작사는 방송국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외주 제작사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여건을 대형 가요 기획사들과 비교하면서 설명했다. 가요 기획사들은 음원과 콘서트 등의 저작권을 갖고 있어 수익을 내고, 재투자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에서 제작사의 '기획료'를 인정하지 않고 배당하는 제작비도 외주 제작사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안 협회장은 '공동 제작이나 기획을 통해서 외주 제작사와 상생하겠다'는 KBS 측의 해명과 관련해 "몬스터 유니온이 아닌 KBS와 상생할 수는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KBS 측은 이날 외주 제작 3사의 몬스터 유니온 설립 반대에 대해 "몬스터 유니온 설립을 계기로 기존 외주제작사와 공동기획, 공동제작을 통한 다양한 상생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외주 제작 3사는 안타깝게도 KBS의 진정어린 입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 측은 "현재 국내 콘텐츠 제작 기반은 해외자본이 밀물처럼 몰려오면서 급속히 잠식되고 있다"며 "거대 자본을 앞세운 마구잡이식 외주사 사냥은 장기적으로 국내 제작환경의 피폐화를 가져올 것이며, 블록버스터급 한류 콘텐츠가 만들어져도 그 과실은 온전히 해외자본이 가져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제작환경은 리소스 부족 등으로 제작비가 폭등하면서 킬러콘텐츠 제작은 엄두를 못내는 악순환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런 현실을 모를 리 없는 일부 협회가 몬스터 유니온 설립에는 반대하고, 해외 자본의 국내 제작 기반 잠식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히 대응했다.
아울러 거듭 강조하지만 KBS가 ‘몬스터 유니온 이라는 제작사를 설립한 것은 이런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 따른 것이다. ‘몬스터 유니온은 향후 국내 외주제작사들과 협업을 통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다”고 전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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