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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중간점검] 순위 경쟁,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 AL편
입력 2016-07-15 06:01 
볼티모어는 허약한 마운드를 강한 타선으로 보완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나무를 보았다면, 잠시 고개를 들어 숲을 볼 시간이다. 하루하루 타석 하나, 경기 승패 하나에 신경쓰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잠시 고개를 들어 순위라는 큰 그림을 볼 때가 됐다. 아메리칸리그 각 지구의 순위 경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동부에서는 볼티모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보스턴, 토론토가 근소한 차로 이들을 뒤쫓고 있다. 전반기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중부에서는 클리블랜드가 14연승에 힘입어 치고 나간 모습이다.
서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텍사스 라이벌인 텍사스와 휴스턴이 선두를 놓고 대결을 벌일 모습이다. 여기에 시애틀이 반격을 노리고 있다.

동부 지구(승-패, 승률, 게임 차)
볼티모어 51-36 0.586
보스턴 49-38 0.563 2.0
토론토 51-40 0.560 2.0
양키스 44-44 0.500 7.5
탬파베이 34-54 0.386 17.5

볼티모어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470이닝을 소화하며 미네소타 다음으로 나쁜 5.1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불펜과 타선의 힘으로 1위를 지켰다. 브래드 브락과 잭 브리튼이 버티고 있는 불펜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좋은 3.1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것보다 더 큰 힘은 방망이다. 5점을 내주면 6점을 낸다는 정신이다. 타율 0.272(리그 공동 2위), 홈런 137개(리그 1위) 2루타 169개(리그 2위)로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했다.
타격하면 보스턴도 지지 않았다. 팀 타율 0.292, 2루타 216개로 이 부문에서 아메리칸리그 1위를 달렸다. 은퇴 시즌에도 여전한 생산력을 보여준 데이빗 오티즈(0.332)를 비롯해 잰더 보가츠(0.329), 무키 벳츠(0.304), 더스틴 페드로이어(0.304) 무려 네 명의 3할 타자를 배출했다. 공격에 눈뜬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와 꾸준한 활약을 보인 핸리 라미레즈도 돋보였다.
토론토는 전반기 51승을 기록하며 보스턴과 함께 지구 공동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5월 19일까지 19승 23패를 기록했던 이들은 이후 32승 17패로 반전에 성공했다. 아론 산체스, R.A. 디키, 마르코 에스트라다, J.A. 햅, 마르커스 스트로맨이 버틴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64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MVP 조시 도널드슨이 건재했고, 마이클 사운더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양키스는 5월 7일 이후 35승 27패로 상승세를 타며 5할 승률을 채웠다. CC사바시아, 다나카 마사히로 두 선발이 건재했고 델린 베탄세스-앤드류 밀러-아롤디스 채프먼으로 구성된 최강의 불펜진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탬파베이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기존의 안정된 선발진과 튼튼한 수비에 장타력을 더해 승부를 건다는 구상이었지만, 골드글러브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어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뜻대로 풀리지 않은 전반기였다.
클리블랜드는 선발진을 중심으로 안정된 전력을 갖췄다. 사진=ⓒAFPBBNews = News1

중부 지구
클리블랜드 52-36 0.591
디트로이트 46-43 0.517 6.5
화이트삭스 45-43 0.511 7.0
캔자스시티 45-43 0.511 7.0
미네소타 32-56 0.364 20.0

바로 옆 퀴켄론스아레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승의 기운을 받은 클리블랜드는 14연승을 질주하며 전반기를 지구 1위로 마쳤다. 이들이 전반기를 지구 1위로 마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 그해 이들은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대니 살라자르, 트레버 바우어, 조시 톰린, 코리 클루버가 버틴 선발진, 그리고 마무리 코디 알렌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제일 준수한 3.63의 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공격에서도 마이크 나폴리, 라자이 데이비스 등 노장 선수들과 프란시스코 린도어 등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뤘다.
그 밑으로는 혼전이다. 디트로이트, 화이트삭스, 캔자스시티가 반 게임 차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브래드 오스머스 감독이 롤러코스터라고 표한할 정도로 시즌 기복이 심했다. 연승 뒤 연패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도 실망스런 한 해를 보냈던 화이트삭스는 이제 서서히 빛을 보는 모습이다. 캔자스시티는 연이은 부상 악재에도 2년 연속 리그 우승팀의 저력을 보이며 포스트시즌 가능성을 남겼다.
그리고 저 밑에 동떨어진 미네소타. 시즌 초반 마무리 글렌 퍼킨스가 블론세이브와 함께 부상으로 이탈했고, 필 휴즈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리그에서 가장 나쁜 4.9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마운드는 타선이 점수를 내면 그대로 까먹으며 힘을 빼놓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브라이언 도지어는 부진에서 살아났지만, 박병호는 그러지 못했다. 로비 그로스맨을 발견한 것, 조 마우어가 건강한 것은 그나마 웃을 수 있는 소식이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에서는 텍사스의 독주 속에 휴스턴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둘은 2년 연속 선두 싸움을 벌일까? 사진=ⓒAFPBBNews = News1

서부 지구
텍사스 54-36 0.600
휴스턴 48-41 0.539 5.5
시애틀 45-44 0.506 8.5
오클랜드 38-51 0.427 15.5
에인절스 37-52 0.416 16.5

텍사스는 다르빗슈 유, 콜비 루이스, 데릭 홀랜드 등 선발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불펜의 힘으로 지구 1위 자리를 지켰다. 마무리 샘 다이슨을 중심으로 신인같지 않은 신인 맷 부시, 토니 바넷이 자기 역할을 해줬다. 타선은 득점권에서 0.292의 타율을 기록하며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프린스 필더, 미치 모어랜드는 주춤했지만 이안 데스몬드, 엘비스 앤드루스, 아드리안 벨트레가 건재했다. 추신수는 부상으로 많은 기간을 쉬었지만, 건강할 때는 자기 역할을 해줬다. 그의 부상은 또한 노마 마자라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휴스턴은 4월을 7승 17패로 시작했지만,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5할 승률에서 7경기를 더 이기며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성적(49승 42패)과 같은 성적이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댈러스 카이클은 초반 부진했지만, 이후 안정을 찾았다. 윌 해리스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올스타까지 출전했다. 호세 알튜베는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1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시애틀은 한때 지구 1위까지 올랐지만, 5할을 넘기며 전반기를 끝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마무리 스티브 시쉑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이 건재했다. 타격에서는 로빈슨 카노, 넬슨 크루즈, 카일 시거 등 중심 타자들이 제몫을 해줬고 여기에 이대호라는 보물을 발견했다. 아오키 노리치카는 실망스러웠지만, 레오니스 마틴은 기대대로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오클랜드는 주전들의 줄부상에 휘청거렸고, 에인절스는 또 다시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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