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7월 14일 뉴스초점-틀리기만하는 기상청
입력 2016-07-14 20:40  | 수정 2016-07-14 21:31
뉴스초점 시작합니다

복불복,‘복이 오거나 안 오거나 라는 뜻으로 사람의 운을 일컫는 말이지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벌칙자를 뽑을 때 쓰이곤 하는데, 요즘 우리 일상에도 이 복불복이 참 많아졌습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고,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는 분들이 더 늘었지요. 잠깐 지난 뉴스를 볼까요.

MBN 뉴스8 기상정보(7일, 목)
"다음 주 초에는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몰려오겠습니다"

기상청이 지난 6일부터 12일 사이, 서울에 족히 닷새는 "장맛비나 소나기가 내린다"고 예보한건데, 결국 단 하루도 비는 오지 않았지요. 심지어 12일엔 오후 5시가 돼서야 오늘은 비가 없을 거다고 예보했습니다. 이걸 예보라고 할 수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무려 일주일간 정확도 0%! 때문에, 햇빛 쨍쨍한 날에도 우산을 들고 다니거나 혹시 안 온다던 비가 오면 어쩌나, 우산을 아예 필수품처럼 가방에 넣고 다니게 됐습니다. 뭐, 하루 이틀 일도 아니죠.

지난 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이 장마기간 예보정확도를 분석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올해도 어째 비슷한 것 같죠.

기상청에는 지난 2월부터 수퍼 컴퓨터 4호기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고성능 컴퓨터의 가격은 '532억 원' 지금 정부가 보유한 국유재산 중 가장 비쌉니다.

거기다 소프트웨어인 ‘수치예보 모델 프로그램도 6년 전 영국 기상청에서 들여와 연간 '10만 파운드, 약 1억 5천만 원'의 사용료를 내고 있지요. 그야말로 장비는 빵빵합니다.


그런데도 오보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기상청 관계자는 슈퍼컴퓨터의 정확도는 그 자체로 80-85%가 최고치이고 90% 이상의 정확도를 올리는 건 예보관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그럼 예보관의 문제일까요?

예보관은 기상학을 전공한 사람만 채용하고 훈련시키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도 없고, 그 이상의 전문 인력은 없다고 합니다.

그럼, 뭐가 문제일까요?

기상청 관계자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가 굉장히 심한 나라에요. (예보를) 다 맞출수 있느냐… 그건 현 기상과학의 한계에요."

기후 변화가 심하다, 과학의 한계다. 기상청이 날씨 탓을 하네요.

결국은 아무에게도 잘못이 없다는 건데, 외국에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 이탈리아에서는 잘못된 지진 예보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법원이 기상 예보자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네덜란드의 국회의원들은 기상청에 벌금을 부과하자고 한 적도 있지요.

경제학에선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날씨와 기상관측이 국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린 정확한 기상관측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거죠.

GDP 세계 11위인 우린, 비가 올지 말지를 반은 맞춘다는 개구리보다 못한 기상청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 있습니다.

개구리도 없는 도시에선 비를 맞을지 안 맞을지 복불복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뉴스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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