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외국인이 37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1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22포인트(0.16%) 오른 2008.7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1.43포인트(0.07%) 내린 2004.12에 개장한 이후 장 초반 낙폭을 키우면서 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12시 45분께 상승 반전한 후 장마감까지 줄곧 강보합세를 이어갔다. 최근 상승에 따른 기관중심의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강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2000선에 대한 경계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날 밤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 이후에는 이벤트 재료가 소멸돼 차익실현 또는 숨고르기로 돌아서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파운드화 약세 영향으로 영란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브렉시트 관련 실물경기 파장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로 금리인하라는 통화 부양 정책을 꺼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밤 미국 3대 증시는 모두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경기 평가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도 가솔린과 정제유 재고 급증으로 하락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원유비축량이 1주일새 250만 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2.05달러(4.4%) 내린 배럴당 44.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해관총서는 전날 달러 기준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 감소했고, 수입도 8.4%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수출과 수입은 시장예상치인 4.1% 감소, 6.2%보다 부진했다. 수출은 지난 3월 11.4% 증가한 이래로 3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감소폭을 확대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점에서 부진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커지면서 이같은 불안감을 상쇄하고 있다. 사드 관련 중국의 경제보복과 관련해서는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전기전자는 1% 넘게 올랐고 화학, 증권, 제조업 등도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의약품, 의료정밀, 섬유의복 등은 1% 이상 밀려났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은 3698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기관 개인은 각각 2255억원, 1407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75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희비가 갈렸다. LG생활건강,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등은 1~2%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NAVER는 3% 넘게 떨어졌다. 현대차, KT&G 등도 1~3% 밀려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48개 종목이 올랐고 443개 종목이 떨어졌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0.69포인트(0.10%) 오른 703.34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1~4위 종목인 셀트리온(0.20%), 카카오(0.32%), 동서(2.85%), CJ E&M(0.14%) 등은 일제히 상승했다. 로엔, 컴투스 등은 3%대 하락세를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