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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24’ 부진②] “국민 프로듀서는 끼어들 자리가 없네요”
입력 2016-07-14 09:58  | 수정 2016-07-14 10:09
사진=‘소년24’ 페이스북
[MBN스타 금빛나 기자] Mnet ‘소년24는 국민들이 프로듀서로 나선다는 콘셉트로, ‘프로듀스 101에 이어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갈수록 시청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아쉬움의 지적이 흘러나온다. 7명의 리더 선발도 각 단장들의 심사로 이뤄졌으며, 유닛 선정 또한 멤버들의 선택이 아닌 단장의 권한으로 이뤄졌다. 그러다보니 유닛에서는 맞지 않은 멤버로 인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과정이 온전하게 다뤄지지 않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결과 또한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4회 방영분에서 다뤄졌던 레드팀 리더 성호와 원의 대립이었다. 물론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제작진이 만들어놓은 유닛의 단점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탈락자 선정 권한 또한 시청자들에게 전혀 없다. 멤버들에게 선택권한을 준다는 미명 하에 단장이 탈락후보를 선택하고 멤버들이 둘 중 하나를 고른다는 잔인한 형식을 택한 것이다. 4회 탈락자 선정은 개인이 아닌 유닛 전체를 떨어뜨리면서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다.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설플지 몰라도, 아직 탈락하기에는 아쉬운 멤버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시청자들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


어쩌면 ‘소년24는 그 성향이 ‘프로듀스101 보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를 선정하는 ‘식스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식스틴에서도 프로듀스 박진영의 개입이 있기는 했으나, 시청자들의 개입 또한 있었다. 매주 인기투표가 진행됐으며, 이는 이후 멤버 선정으로까지 이어졌다. 트와이스 멤버를 결정하는 최종 메이저 그룹에 속하지 못했던 쯔위지만 시청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마지막에 트와이스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프로듀스101은 ‘식스틴에서 박진영이 가지고 있던 권한까지 시청자들에게 넘겨주면서 그야말로 ‘나만의 소녀 내가 만든 아이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내가 투표한 소녀가 상위권에 올랐는지 확인하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더욱 프로그램에 몰입하고, 자신이 투표한 소녀들과 울고 웃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년24는 그 흔한 투표 하나 없으며, 개인의 인기를 알 수 있는 지표 또한 없다. 탈락자 선정 방식도 설득력이 없고 어딘가 석연치 않다. 계속해서 시청자들을 ‘소년24의 참여자가 아닌 방관자로 만든다면, 그나마 유지하던 시청률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 꽁꽁 숨겨놓은 영상들 ‘혼자 보실 건가요?


‘프로듀스101과 ‘소년24의 또 다른 차이점은 바로 영상 공개에 있다. 시청자들을 단순한 방관자에서 팬으로 만들만한 강력한 콘텐츠, 이른바 ‘팬질을 위한 떡밥이 다양했다는 말이다. ‘프로듀스101은 방송을 하기 앞서 101명 소녀들의 자기 PR영상과 히든박스, 다양한 프로필 사진들을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프로듀스101은 본 방송에서 경쟁의 압박 속에 눈물을 흘렸던 소녀들이 함게 웃고 떠들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들을 다루면서 관심을 호감으로 바꾸기 위해 꾀했다. 덕분에 이 같은 영상 공개는 톡톡히 홍보수단이 됐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비하인드 영상과 직캠, 무대 풀버전을 올리면서 팬들의 유입을 이끌어냈다.

반면 ‘소년24에서 공개하는 것은 무대 풀영상과 두 세 개 정도의 비하인드 영상뿐이다. 최근 영상통화 영상과 미공개연습 영상을 올리기는 했지만, ‘프로듀스101에 비하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며 각 무대에 대한 직캠 영상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프로듀스101 당시 팬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날이 있었는데, 바로 본 방송과 더불어 제작진이 온라인 플랫폼에 영상을 올리는 날이었다.

영상 공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곧 홍보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소년24는 방송을 알릴만한 홍보수단이 없으며, 유닛 평가단을 모집한다는 공고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소년24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결국 공연형 아이돌 그룹이다. 방송이 아닌 공연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용 공연장을 만들어 놓았으며, ‘소년24에서 최종 24인에 드는 이들은 향후 공연장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팬들과 밀접하게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말은 이상적이지만 여기에는 팬들이 직접 공연장으로 와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티켓 또한 유료이다. 팬들을 계속 유입하기 위해서는 왜 이들이 수고롭게 발품을 팔고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줘야 하는데, 현재 ‘소년24가 보여주는 콘텐츠는 오로지 무대에만 제한돼 있다. 심지어 그 무대마저 기존의 아이돌 그룹을 압도할 정도로 완벽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결국 향후 공연형 아이돌이 방송출연이 없이도 꾸준한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것은 편하게 즐길 수 있을 만한 콘텐츠인데, 현재로서 ‘소년24는 이 같은 콘텐츠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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