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거래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3만447건으로, 지난해 11월(3만1659건) 이후 6개월 만에 3만건대로 재진입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지난해 말 가계대출 규제로 올해 2월 1만7004건까지 떨어졌지만, 올 봄 이사철 도래와 함께 전세·매매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 마포구, 동작구, 강서구, 경기 고양시 등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매매거래량이 돋보인다. 마포구는 지난 1월 211건에 머물던 매매건수가 5월 436건으로 약 2.1배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고양시는 999건에서 2043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업계는 거래건수가 증가한 원인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꼽는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좁혀져 예년에 비해 갈아타기 비용이 줄었다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구당 매매가와 전세가 평균가격은 각각 3억9772만원, 2억9367만원으로 1억405만원만 보태면 주택 매입이 가능하다. 2년 전(2014년 6월)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 위해 1억2736만원(매매 3억6251만원, 전세 2억3515만원)이 필요했던 것과 비교해 2300만원 이상 줄었다.
하지만 실수요가 아닌 투자로 접근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주택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투자방식이 일명 ‘갭투자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크지 않은 아파트 등을 전세를 끼고 매입해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역만 잘 선정하고 매수·매도 타이밍만 잘 잡으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기술이지만, 전세가 상승을 부추기고 깡통전세(집 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갭 투자자는 주택 구매 후 전세를 내놓을 때 시세를 약간 올려 세입자를 받아들인다. 전세 물량이 워낙 귀한 탓에 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 중 택지지구 등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곳이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갭투자도 초기 비용이 작은 뿐 물건을 매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상승장일 때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도 2~3년 뒤 입주 물량이 증가해 전세나 매매가격 중 하나만이라도 하락세로 돌아서면 역전세나 손해를 보고 되파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투자 전 꼼꼼하게 물건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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