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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유럽블로그` 행복, 지금 이 순간…세 남자의 유럽 여행기
입력 2016-07-13 16:21  | 수정 2016-07-13 17:0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비행기 타는 것 자체가 내게 큰 일이었다. 열심히 살면 다 되는 줄 알았다. 행복해지고 돈도 많이 벌고 성공할 줄 알았다. 열심히 사니까 더 열심히 살게 되더라."(동욱) "사람들은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 적금처럼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열심히 살고 행복해져야 한다."(종일)
13일 서울 종로구 티오엠에서 열린 뮤지컬 '유럽 블로그' 프레스콜에서는 대기업을 퇴사한 뒤 여행길에 오른 동욱, 허풍쟁이 여행 블로거 종일, 바람난 여자친구를 찾아 나선 석호의 유럽 여행기가 상연됐다. 각자의 사연을 품고 유럽에서 우연히 만난 세 남자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다독여갔다.
이날 공연에서는 유럽 각지의 풍경이 빛바랜 추억 속 액자를 보는 듯한 3개 스크린에 담겼다. 배우들은 세트장에 매달린 그네를 타며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와 함께 눈 덮인 현지의 배경이 화면에 잡히면서 여행의 작은 떨림까지도 모아 전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8명의 배우와 영상, 사진팀은 공연 전 유럽의 낭만적인 풍경과 소리를 담기 위해 직접 현지 여행을 다녀왔다. 프랑스 파리, 스위스 루체른, 이탈리아 친퀘테레 등 3개국 8개 도시를 방문했다.
3인조 라이브밴드는 극이 바뀔 때마다 잔잔한 어쿠스틱 음악으로 공연장을 채웠다. 이들은 동욱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찾을 때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주고받아 직접 극 안으로 뛰어들어 웃음 짓게 했다. 무대의 바닥은 주사위를 굴려 세계 각지를 도는 보드게임과 같이 꾸몄다. '유럽 여행기'라는 주제와 어울렸고, 주인공들이 다른 국가와 도시를 이동할 때에는 각 칸을 밟아 이를 알리는 도구가 됐다.

'유럽 블로그'는 세 번째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이다. 지난 2011년 연극 '발칙한 로맨스'를 시작으로 올해 '까사 발렌티나'까지 18개 작품을 만든 '김수로 프로젝트'와 1977년 창립 이후 '늘근 도둑 이야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 흥행작을 내놓은 극단 연우가 손을 잡고 만든 작품이다.
올해 '유럽 블로그'에서는 김수로 강성진 김동현이 종일 역, 강태을 조풍래 주종혁이 동욱 역을 맡았다. 김기방 김남호 김보강은 석호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총 9명의 배우가 세 남자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를 무대에 싣는다.
이날 김수로는 "유럽 여행을 떠날 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이 작품에 매년 참여하려고 제작했다"며 "관객들에게 건강한 웃음과 '여행을 꼭 가시라'는 용기를 북돋아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김기방은 "여행이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닌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드셨으면 한다"고 했고, 전 시즌에도 참여한 강성진은 "앞선 시즌에서 노래를 너무 못한다고 지적받았다. 이번에는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노래 연습을 많이 한 뒤 참여했다"고 말했다.
'유럽 블로그'는 관객들의 여행 욕구를 자극할 만한 연극이다. 이에 대해 김수로는 "보시고 나면 '꼭 여행을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드실 것이다"며 "첫 시즌을 마친 후 관객들이 '여행 잘 다녀왔다'고 SNS에 글을 보내주기도 했다. 모든 분이 행복해하셔서 보람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유럽 블로그'는 여행에서 느끼는 일탈과 마음의 치유가 주된 주제다. '힐링' '여행'이라는 키워드는 자칫 진부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연출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과 추억을 만드는 관객들에게 매회 최선을 다해서 즐겁게 공연을 할 것이다. 극장의 판타지를 온전히 전달하고 싶다"며 '유럽 블로그'가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설렘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럽 블로그'는 10월 2일까지 티오엠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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