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GO의 전세계적 열풍에 국내 가상현실(VR)·증강현실 관련주도 급등했다. 증강현실 기술이 뛰어난 콘텐츠를 갖춘 게임과 접목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파괴력이 이번 신드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13일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한빛소프트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포켓몬고와 유사한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액에서 게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6.8%에 달한다.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을 개발하는 엠게임도 코스닥 시장에서 오전 10시45분께부터 상한가까지 오른 6690원에 거래되다 끝까지를 이 가격을 지켰다. 1인칭 슈팅게임(FPS)으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도 코스닥 시장에서 전날보다 2020원(23.01%) 오른 1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 업체가 주목받은 것은 지난 5일 일본 게임회사인 닌텐도가 출시한 AR 게임 포켓몬고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VR·AR 게임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켓몬고란 이용자의 현실 공간 위치에 따라 모바일 기기 상에 출현하는 가상의 괴물을 포획하고 훈련시켜 다른 가상의 괴물과 대결 시키는 모바일 게임이다. 포켓몬 게임을 현실 속에서 즐길 수 있게 고안됐다는 점이 전세계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다는 평가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게임업체들은 포켓몬고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게임들을 개발 중에 있다. 한빛소프트는 온라인 게임인 ‘헬게이트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해 플레이스테이션용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엠게임은 ‘프린세스메이커 VR 등 총 3개의 VR 게임을 내년 상반기쯤 출시할 예정이다. 1인칭 슈팅게임 ‘스페셜포스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VR 게임의 연말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엠게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7일 VR 산업 지원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을 때도 3% 넘게 오른 바 있다”며 뚜렷한 실적이나 계약성사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VR테마주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포켓몬고 덕분에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포켓몬고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기술력이 뛰어나기보다는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좋기 때문”이라며 포켓몬과 같은 뛰어난 지적재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국내 VR·AR 게임업체들이 닌텐도가 거두고 있는 성공과 유사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분석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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