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워셔액 성분인 메탄올, 실명유발 주의하세요
입력 2016-07-13 09:45 

최근 차량용 워셔액의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메탄올 성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메탄올에 과다하게 노출되거나 메탄올을 직접 마실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가영(가명· 22)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안과전문병원 진료실을 찾았다. 박씨는 전날 저녁 친구들과 술을 좀 과하게 마신 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옆에 있는 음료를 종이컵에 따라 반 컵 정도를 마신 뒤 시력이 떨어지고 불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 안과의원과 종합병원을 거쳐 안과전문병원을 찾은 것이었다. 박씨가 이온음료인줄 알고 마신 것은 실은 메탄올이 들어 있는 자동차 워셔액이었다. 박씨가 이 병원을 찾았을 때 한쪽 눈은 빛을 겨우 감지할 수 있는 정도였고, 다른 쪽 눈은 손가락 숫자를 구별할 수 있는 정도였다.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시신경병증으로 진단된 박씨는 며칠동안 병원에 입원해 집중적인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시신경에 손상을 남겼지만 시력 일부를 보존할 수 있었다.
메틸 알코올로도 불리는 메탄올은 세계적으로 로켓연료, 광택제, 워셔액 등으로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메탄올은 소량의 섭취만으로도 중추신경계를 파괴할 수 있으며 영구적인 신경장애나 돌이킬 수 없는 실명을 초래하는 매우 유독한 물질이다.
메탄올을 섭취하면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고 간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또는 포름산으로 변화한다. 포름산은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고 신경돌기 부위를 악화시켜 망막세포를 파괴한다. 메탄올 중독은 마셨을 때 뿐만 아니라 호흡, 피부 접촉으로도 발생하며 실제로 작업장에서 메탄올을 장기간 사용하던 노동자들이 실명에 이르러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워셔액은 대부분 메탄올 성분이 25~50% 차지하고 있다. 메탄올은 인체에 매우 유해한 성분으로 작동 시 차량 안으로도 워셔액이 유입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메탄올은 워셔액이 차량 안에 유입될 때 뿐만 아니라 실수로 마시거나 작업 중 몸에 유입되어 실명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응수 교수는 실수로 워셔액을 마시거나 작업 중 메탄올 노출로 시력 저하나 실명을 겪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며 차량 안으로 유입되는 워셔액은 적은 양의 메탄올이라도 어린아이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워셔액을 집안에 함부로 둘 경우 아이들이 음료로 오인하고 마실 수도 있으므로 이 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은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4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혈중에 축적된 메탄올 농도가 500mg/ℓ 이상이면 심각한 독성을 유발하고 1,500~2,000 mg/ℓ에 이르면 죽음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 체코, 인도, 노르웨이, 터키,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에서 불법주류 섭취를 통한 메탄올 중독이 발생했으며 피해자는 20~800명 사이로 사망률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체코에서는 메탄올로 만든 밀주 보드카를 마시고 19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실명 위기에 빠지는 등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체코 외에도 발리 등의 여행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출처가 의심스러운 술은 함부로 마셔서는 안되며, 특히 휴가기간의 관광객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메탄올의 독성 효과는 메탄올이 대사작용을 거쳐 포름산이 되기 전까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몇 시간 동안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졸림과 떨림, 두통, 구토, 복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혼수상태, 경련, 호흡정지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등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김안과병원 김응수 교수는 시력장애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면 시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며 메탄올 중독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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