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산은캐피탈·서울보증 `매각 딜레마`
입력 2016-07-12 17:39  | 수정 2016-07-12 20:17
금융당국이 산은캐피탈과 서울보증보험 등 사실상 정부가 보유 중인 금융자회사 매각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산업은행 자회사 정리(산은캐피탈)나 공적자금 회수(서울보증보험) 차원에서 기존 매각 방침을 공식적으로 철회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 해당 회사를 매물로 내놓는 순간 시장가치가 뚝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13일 '산은캐피탈의 발전 방향 등 모색을 위한 외부 용역' 참가업체 4곳을 대상으로 제안 설명회를 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잇달아 매각이 무산되자 서둘러 재매각을 시도하는 대신 중장기적으로 순조로운 매각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차원에서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순한 조직 재정비로 산은캐피탈이 매각에 흥행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산업은행과 캐피털 업계의 중론이다. 산은캐피탈은 산업은행 자회사(지분율 99.92%)라는 프리미엄을 토대로 민간 투자금융(IB)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벤처 투자에 주력해왔다.
민간 캐피털사와 달리 할부금융이나 시설리스 비중은 작은 편이다. 산은캐피탈이 산업은행 둥지를 떠난다는 사실이 가시화하면서 산은캐피탈 가치가 급락했고 최근 매각 시도에서 적격성을 갖춘 입찰 참가자를 찾지 못했다.

보증보험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시장 지배적 기업인 서울보증보험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보증보험은 우리은행, 한화생명과 더불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정부 보유 지분 매각 대상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지분율 93.85%)다.
보험당국은 보증보험 업계의 경쟁 질서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서울보증보험 민영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캐피탈 이상으로 정부 자회사 프리미엄이 이 회사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에 '시장 매각 공식화=매각가치 하락'이라는 딜레마가 불가피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공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중금리 대출 활성화 등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활용하라'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비공식적인 지시가 있었다"며 "서울보증보험 매각은 무기한 보류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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