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펀드·리츠가 살 건물 노려라
입력 2016-07-12 17:17  | 수정 2016-07-12 20:08
저금리 기조 속에서 최근 부동산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정부가 리츠(REITs)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방침을 밝히면서 펀드와 리츠의 매입 대상이 될 만한 부동산의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자산가들은 대형마트, 영화관 등 장기적으로 안정적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물들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펀드와 리츠의 매입 대상이 될 수 있는 후보 물건을 찾아 달라는 주문이 많아지고 있다. 펀드나 리츠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시장이 커지면서 이들이 투자해야 할 부동산 매물들이 품귀 현상을 빚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부동산 펀드와 리츠는 투자자들 자금을 모아 오피스, 호텔, 물류, 상가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증시 불안과 저금리가 이어지며 이들 부동산 간접상품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저금리에 따라 부동산 자산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고 간접투자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부동산 침체를 경험한 일본도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그동안 출시된 부동산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연 4~8% 수준으로 시중금리보다 높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 기준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40조1550억원에 달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또 정부가 지난 7일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부동산 서비스 산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리츠 상장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더 많은 자금이 펀드와 리츠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가들은 펀드와 리츠로 몰리는 자금이 향후 부동산 가격을 더 밀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부동산 펀드나 리츠의 매입 대상을 선구매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관심을 가지는 부동산 물건은 500억~4000억원 수준의 장기임차인이 확보된 오피스 빌딩, 호텔, 상가, 물류창고 등이다. 특히 부동산 펀드의 특성상 펀드 만기 시 환매가 용이한 강남, 도심, 여의도의 프라임급 대형 오피스 빌딩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펀드는 매각해야 하는 시점에 '출구전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고 임대수입이 안정적인 대형 오피스 빌딩이 펀드 환매가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교적 수입이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오피스 빌딩은 가격이 크게 올라 4% 이상 수익률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일각에서는 '가격 폭락 수건 돌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물류나 호텔 등을 매입하는 펀드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자산운용이 내놓은 서울 중구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 부동산 펀드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오피스 빌딩 외에도 부동산 펀드와 리츠가 활성화되면 대형마트나 영화관이 장기임대로 들어간 리테일 건물과 상가주택, 물류창고 등 특화된 상품들도 자산운용사들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시장에는 홈플러스 매장 5개점이 묶여 7000억원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김낙영 하나자산운용 부동산본부 부장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영화관이 들어가 있는 건물들을 묶어서 유동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단독 건물 하나하나의 사이즈가 크지 않더라도 여러 개를 묶어서 펀드에 매각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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