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여고생 성관계’ 경찰관, 피해자 부모에 돈 건냈다
입력 2016-07-12 15:23 

자신이 상담하는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학교전담 경찰관(SPO)이 피해자 부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확인돼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최초 사실을 인지한 담당 경찰서장들이 조직적으로 묵인하고 사건 은폐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특별조사단(단장 조종완 경무관)은 12일 부산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사하서 SPO인 김모 경장(33)이 사직하기 전 여고생 A 양(17) 부모에게 1000만원을 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경장은 지난 5월 말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선도 대상 여고생인 A 양(17)양과 신체접촉을 하고 6월 초 부산 서구 산복도로에 주차한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조단은 지난 11일 김 경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경장은 특조단 조사에서 사과 차원이며 합의를 하거나 (성관계에 대한) 대가성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경장이 돈을 건넨 시점이 사직하기 전이어서 성관계 사실을 입막음하거나 무마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또 부산 연제경찰서 정모 경장(31)을 불구속 입건했다. 불구속 입건된 연제경찰서 정 경장은 지난 3월 초부터 여고생 B 양(17)과 수차례 성관계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1만8449차례 문자를 보내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및 전화통화 1291차례로 호감을 표시하는 등 위계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경장의 경우 성관계 의혹의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른 지난달 24일 갑자기 전화번호를 바꾸고 가족과 함께 나흘간 잠적한 바 있어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정 경장은 도주시도 등이 없었던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조단은 이번 사건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을 비롯해 은폐에 직접 가담한 책임을 물어 이상식 부산경찰청 등 경찰 간부 17명을 징계하도록 했다고 이날 밝혔다. 특조단에 따르면 김성식 부산 연제경찰서장과 정진규 사하경찰서장은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알려지고, 사표를 제출하기 전부터 이미 사건을 보고 받았으나 여성청소년과장과 청문감사관 등과 논의해 사건을 묵인하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부산경찰청 감찰계장과 아동청소년계장은 김 경장이 사건을 저지르고 사표를 낸 사실을 6월 중순 인지했지만 그대로 묵인해 사표가 수리되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부산 시민단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경찰조치에 대해 지휘부를 비난했다. 부산민중연대 관계자는 특조단이 경찰청장과 부산경찰청장 등 지휘부는 큰 잘못이 없고 일선 경찰서 문제로 결론을 내렸다”며 어느 정도 예상된 ‘셀프감찰”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서울 =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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