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인비 선수의 LPGA 명예의 전당 입성 이후 KB금융그룹의 스포츠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스포츠마케팅은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인비 선수에 대한 KB금융의 후원금은 연간 1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골프업계에서 연간 평균 후원금이 보통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인 점에 비추어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렇지만 박 선수가 출전한 해외 5개 대회의 국내 ‘미디어 노출 효과만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03억5000만원에 달한다. KB금융로서는 한해동안 10배 이상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한 회사가 후원하는 선수의 ‘미디어 노출 효과는 매 경기 금액으로 환산된다. 브랜드의 총노출시간, 노출항목, 평균화면점유율, 노출주목도 등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브랜드 ‘노출항목으로는 선수의 모자(정면),옷, 모자(옆면)인지에 따라, ‘노출주목도는 노출된 브랜드가 언론매체의 중앙에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르다. 박인비 선수는 지난해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하면서 500억원이상 대박을 터뜨렸다.
KB금융은 올해 8월 리우 올림픽에서도 스포츠마케팅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이같은 성과의 비결로 오히려 ‘인연 소중히 여기기를 꼽았다. 냉정한 스포츠 마케팅임에도 신뢰와 이를 기반한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얘기다.
KB금융은 지난해 만기가 도래한 운동선수들과의 후원을 모두 재계약했다. 박인비 선수를 제외하고는 KB금융이 후원하는 운동선수 10여 명이 모두 그 대상였다. 재계약 외에도 올해 KB금융은 3명의 선수(골프 이미향, 봅슬레이 원윤종, 서영우)와 신규 계약을 맺었다. KB금융 관계자는 후원사 계약은 일반적으로 만기 2~3년짜리인데, KB금융은 한번 선수를 발굴했으면 은퇴까지 후원하는 게 목표”라며 선수의 성적이 좋아지든 나빠지든 저희에게 한번이라도 큰 기쁨을 주었다면 그 인연을 끝까지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돈도 돈이지만, KB마크를 달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줄을 설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KB금융은 후원사로서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기 전략을 쓰고 있다. 후원사가 직접 선수에게 접근하면 선수가 상당한 심적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선수가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KB금융은 선수의 소속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심리 상담을 권하는 방식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선수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 표현도 한 몫을 한다. 윤 회장은 후원하는 선수들의 생일에 피큐어 수제 케익과 축하카드를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에 경기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워 주기 위해 전화나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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