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삼둥이 아빠로 대중성까지 갖춘, 스타 배우 송일국이 뮤지컬 무대에 도전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속 줄리안 마쉬 역를 통해서다.
지난 10일 ‘소문난 송일국의 무대를 보기 위해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현장은 입소문만큼이나 뜨거운 열기였다. 공연장은 빈 좌석 없이 관객들로 가득 찼고, 송일국의 등장과 함께 객석에선 환호성이 쏟아져나왔다. 그 또한 혼신의 열연으로 화답했으나 노래 만큼은 마음껏 박수를 치기가 힘들었다. 한 마디로 연기는 합격점이었지만 노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가 맡은 ‘줄리안 마쉬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이자 극중 ‘프리티 레이디의 감독이다. 멋진 무대를 만들기 위해 카리스마 있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강한 리더의 면모를 지닌 인물. 강인함 속에 따뜻한 내면을 지닌 전형적인 외강내유 캐릭터다.
공연 전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영광스러운 꿈의 무대”라고 밝힌 만큼, 그의 도전 과정은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웨이42번가 관계자들은 ‘악바리 근성에 놀랐다 ‘스타답지 않은 성실함에 존경스러웠다 ‘그 어떤 배우보다 지독한 연습벌레 ‘감동스러울 정도로 애착이 대단했다 등 그가 흘린 땀과 노력에 하나같이 경이로움을 표했다.
빈틈없는 노력 덕분에 그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기존 사극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송일국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줄리안 마쉬가 완성됐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기본, 공연 중간 중간 이어진 그의 재치 멘트와 능청스러움은 객석을 수차례 웃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창력에선 한계가 느껴졌다. 연기만 보여줬던 1막과 달리 2막에서 그의 노래 실력이 공개됐다. 그가 부른 넘버는 음정, 톤, 가사 전달 등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안타까움도 컸다.
한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브래드포트 로페스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펜실베니아 출신의 소심하지만 활기 넘치는 코러스 걸 ‘페기 소여가 전설적인 히트메이커이자 연출가인 ‘줄리안 마쉬를 만나 마침내 뮤지컬 스타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8월 28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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