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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깨버린 박신혜 VS 깨는 수지
입력 2016-07-10 17:12  | 수정 2016-07-11 09:3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20대 두 대세 여배우의 도전은 신선했다. 박신혜는 막장 인생에서 할머니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의사로 거듭난 역대급 ‘센 언니로, 수지는 두 차례 사고 이후 권력과 돈 앞에 수시로 무너지는 속물 다큐 PD로 각각 분했다. 두 사람 모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낯선 캐릭터를 선택했다.
일단 시청률 면에서는 두 사람 모두 순항 중이다. 박신혜가 출연 중인 SBS ‘닥터스는 6회 만에 무려 20%(전국시청률, 닐슨 코리아 기준)에 육박했으며 광고는 이미 완판됐다. 수지의 KBS ‘함부로 애틋하게 역시 1~2회 모두 12.5%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대작으로 꼽히며 회당 무려 25만 달러(2억 8700만원)에 선 판매됐다. 방송 전 요란했던 화제성에 비하면 폭발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선두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두 여배우에게 쏟아지는 평가는 판이하게 갈렸다. 2013년 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오던 박신혜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진화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반면, 수지의 연기력은 ‘제자리걸음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함부로 애틋하게 자체가 첫 회부터 시한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캔디 같은 여주, 톱스타, 앙숙으로 시작된 만남 등 진부한 소재를 곳곳에 깔아 스토리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5년차 수지의 연기력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도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수지의 표현력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늘 해오던 풋풋하고 털털한 연기는 잘 어울렸지만,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철판 퀸 속물 PD로는 몰입이 잘 안 됐다. 마지막 엔딩에서 보여준 이 개자식아!”라는 대사가 가장 인상적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어색한 톤, 뭉개지는 발음, 부자연스러운 눈물 연기 등이 도마에 올랐다.
반면, 아역 출신 박신혜의 경우는 달랐다. 앞서 2009년 장근석과 함께 한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일찌감치 한류스타의 반열에 오른 그이지만 연기에 대한 노력과 열정은 끈질겼다. 통상 아역 출신 배우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과한 도전을 택하는 것과 달리 박신혜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연기를 기반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올랐다. 은둔형 외톨이, 캔디형 여고생, 열혈 기자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그는 이번 캐릭터에서 비로소 제대로 변신에 성공했다. 청순함을 벗고 반항적인 센 언니로, 액션은 물론 지적인 냉정함까지 지닌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전히 몰입했다는 평이다. 20대 여배우가 기근인 방송가에서 이 같은 성장과 활약은 관계자들도 반가울 수밖에.
반면 ‘국민 첫사랑 수지는 치솟은 유명세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 앞서 2010년 ‘미쓰에이로 가요계에 데뷔한 수지는 2011년 KBS2 ‘드림하이를 통해 연기를 시작, 당시 높은 시청률과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발연기 논란을 겪으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는 반전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스타성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2012년 KBS2 ‘빅에 이어 2013년 MBC ‘구가의 서까지 연달아 주연을 꿰차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주로 털털하고 씩씩하면서도 순수함이 묻어나는 캐릭터였다. 그러다 류승룡과 함께 영화 ‘도리화가를 통해 연기 욕심을 냈으나 큰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깊이 있는 로맨스를 주로 보여줬던 왔던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수지의 성장에 큰 관심이 쏠렸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본인 스스로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웠다고 밝혔던 사전 제작인 만큼 좀 더 철저한 준비한 준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다행히 아직 초반부다. 애정을 갖고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그녀가 숨겨둔 비장의 무기가 있을지, ‘국민 첫사랑 이후 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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