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코본드 금리 급등 조짐에 은행 자금조달 빨간불
입력 2016-07-08 15:40 

코코본드 금리가 급등 조짐을 보이자 하반기 수천억원 이상 발행을 앞둔 국내 은행들의 자금 조달에 빨간 불이 켜졌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1-2회차 코코본드 100억원어치가 채권시장에서 민평(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금리 평균)보다 0.39%포인트나 높은 4.179%에 거래됐다.
지난 달 대구은행이 발행한 10년만기 코코본드 금리는 대구은행 측이 제시한 희망금리 상단보다 0.15%포인트나 높게 결정됐다. 광주은행의 코코본드도 희망금리 상단에서 결정됐다.
코코본드란 특정 사유가 발생할 때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회사채다. 코코본드를 발행한 은행이 경영 위기를 겪거나 자본 비율이 규제 수준을 밑돌 경우 주식으로 자동 전환되고 배당 가능한 이익이 없으면 이자 지급도 중단될 수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안전자산 선호로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코코본드 금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하반기 기업구조조정, 자본 확충 이슈 등으로 코코보드 발행 필요성이 높은 국내 은행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코본드 금리가 급등하는 이유는 하반기 은행과 보험사 코코본드 발행 물량이 급증하면서 수급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우리은행의 첫 발행 이후 국내 코코본드 발행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14년에는 28억8000만달러, 2015년에는 39억달러 어치가 발행됐다. 올 들어서는 지난 3월 신한은행의 발행 이후 전북은행 광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이 잇따라 발행에 나서며 5월말까지 발행규모가 12억달러로 늘어났다.
은행법 개정으로 비상장은행도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발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가 자본확충펀드 마련 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코코본드 매입에 최대 11조원을 쓰기로 한 것도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최근 은행권 신용도가 하락 추세인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도이치방크 코코본드 손실 이슈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다시 불거지는 것도 부담이다. 도이치방크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와프) 금리는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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