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저금리시대 아파트 투자, 어떻게 하는게 정답일까
입력 2016-07-08 06:02 
강남권 재건축 열기 이끄는 개포지구 일대 공인중개소 전경.
[뉴스&와이] -갭투자부터 분양권 전매까지 투자자 몰리는 수도권 아파트 시장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는 부동산 재테크의 상징이다. 기준금리가 연이어 내리고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아 보일 때 투자자들의 눈은 부동산 상품 중에서도 가장 규격화돼 있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아파트에 쏠린다. 지난 7월 말 국토교통부가 서울 강남 개포지구 등을 비롯한 시장 과열 조짐에 대해 '불법 거래 단속·대출금 보증 규제' 등의 칼을 빼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갈 곳 없는 돈'이 모이는 덕에 강남권 재건축과 수도권 인기 분양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월 6일 청약 접수를 시작한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7구역 '아크로리버하임'(일반 공급 287가구)은 평균 89.54대1의 경쟁률로 올해 수도권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같은 날 경기 하남 미사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일반 공급 737가구) 역시 평균 54.08대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전까지 수도권을 통틀어 최고 경쟁률은 지난 5월 청약 접수를 했던 '동탄 동원로얄듀크'로 평균 71.95대1, 서울만 놓고 보면 지난달 청약 접수한 강남 개포지구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으로 평균 50.03대1이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대거 가세하는 경우에나 나올 수 있는 경쟁률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아파트 투자 방식은 크게 '분양권 전매·갭(gap) 투자'를 들 수 있다. 우선 분양권 전매는 '선(先) 분양·후(後) 시공' 관행이 통하는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투자 방식으로 특히 아파트 몸값이 비싼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는 일반분양권을 사느냐, 조합원 물건을 사느냐를 두고도 투자자들의 저울질이 시작된다.
 가격 측면에서 아파트 시장을 움직이는 강남권은 최근 들어 △영동대로 지하 개발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잠실 종합운동장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KTX수서역 개통 등 각종 개발 호재가 교차하면서 노른자 입지에 들어선 재건축 단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강남 개포지구 저층 단지들은 2000년대 들어 재건축 사업에 들어간 후 10여 년 만에 일반분양에 나서면서 서초 반포에 이어 '3.3㎡당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열며 정부의 단속 대상에 올랐다.
 이 중 개포주공 1단지는 지난 1일 조합원 추가분담금 인하 소식이 들리면서 거래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주공1단지는 지난 7월 4일부터 8월 31일까지 조합원 평형을 배정 중"이라며 "일반분양이 시작되면 '일반분양가 이상으로 팔겠다'는 조합원들이 호가를 올리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 국토부 단속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새 3가구가량이 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47㎡형의 호가는 지난달 말 12억8000만원 선이던 것이 현재는 13억원 선까지 올라섰다. 새 아파트 건축 시 전용 84㎡형으로 배정받는 기존 47㎡형 조합원 물건의 경우 1억여 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같은 개포지구에서 '디에이피 아너힐스'(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는 분양일정에 들어갔다. 조합원 물건을 살지 일반분양을 할지 매수 타이밍을 두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조합원 물건은 계약금·중도금·잔금을 나눠 내는 일반분양과 달리 매매 시점에 목돈을 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일반분양에 비해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며 "조합원 입주권과 일반분양 가격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분양 가격보다 1억~1억5000만원 이상 저렴한 조합원 입주권을 사들이는 것이 좋기 때문에 시세 분석이 필수"라고 말했다. 조합원 입주권을 사는 시점에 대해 고준석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은 "보통 조합원 입주권은 재건축사업 진행 단계상 시세가 뛰기 전인 사업시행인가 직후 또는 취득세를 절약할 수 있는 관리처분 이전에 사들이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물량 측면에서 수도권 분양 시장을 이끄는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서는 특히 하남 미사지구가 만만치 않은 열기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위례에서 막바지 분양 물량이 나오면서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하는 위엄을 과시했다면 이번에는 신세계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9월 예정) 개장 등 호재를 안은 하남 미사지구에서 막판 분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청약 열기와 동시에 기존 분양권의 가격 역시 부쩍 뛰었다. 분양가가 4억4000만~5억원 선이었던 '미사강변 센트럴자이'(내년 3월 입주 예정) 전용 96㎡형 분양권에는 현재 8500만~9500만원 선으로 웃돈이 붙은 상황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단속에 나서고 있어도 수요·공급의 논리상 찾는 사람이 늘어서 가격이 오르고, 파는 사람이 우위가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며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지하철 9호선 강일~미사 구간 연장 확정 소식이 들린 이후로는 웃돈이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고 팔려는 사람들은 사는 사람이 양도세를 대신 내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아무리 호재가 많은 택지지구라 하더라도 입주 시기에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시세 조정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며 "전매 제한 기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별다른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전매 투자가 늘고 있지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뛰어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가율(매매 가격 대비 전세금의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 후 시세 차익을 보려는 이른바 '갭 투자'도 성행하면서 서울 도심권과 가까운 성북·성동·마포·서대문·은평이 인기 지역으로 꼽히며 아파트 가격이 나날이 오르는 중이다. 갭 투자는 매매 가격과 전세금의 차이만큼만 투자해서 집을 사들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기 자본금을 적게 들인다는 측면에서 장점으로 통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매매가격과 전세금이 동반 상승하는 도심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를 찾아야 한다"며 "전세가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매매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곳이나 매매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곳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부동산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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