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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복귀] "아프지 않다면 좋은 투수" 류현진의 믿음
입력 2016-07-08 06:01  | 수정 2016-07-08 06:08
지난 6일(한국시간) 류현진이 다저스타디움 홈팀 더그아웃에서 식전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날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아프지 않게 던지는 게 우선이다."
복귀전을 앞둔 류현진(29)이 재활 과정부터 꾸준히 강조한 말이다. 재활 경기에서 8실점을 했을 때도, 류현진은 아프지 않고 77개의 공을 던졌다는 사실에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통증이 두려워 구속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류현진은 재활 등판에서 이전보다 적은 86~88마일대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이에 대한 류현진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등판을 이틀 앞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안 아파야 던질 수 있고, 구속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아프지 않는다면, 옛날보다 많이 떨어질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며 아프지 않은 게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금 더 의미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에게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생각은 없다. 아프지 않게 던지는 게 우선이다. 아프지 않으면, 당연히 예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즉, 류현진이 꾸준히 아프지 않게 던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통증이 두려워서 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프지 않다면 나는 좋은 투수라는 믿음의 표현인 것이다.
류현진은 스스로 아프지 않으면 좋은 투수라는 믿음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그렇다면, 수술 이후의 아프지 않은 류현진은 얼마나 좋은 투수일까. 류현진은 지금까지 8차례 재활 등판에서 27 2/3이닝을 던지며 0.278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재활 등판 성적이 그대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어질 거라고 믿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마이너리그 타자들과 완전히 다른 타자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류현진도 재활 경기에 나온 류현진과 완전히 다른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3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은 1개만 내줬다는 것이다. 제구에 대한 감각은 여전함을 의미한다. 류현진도 "제구는 문제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일은 스스로의 믿음을 모두의 믿음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2014년 10월과 지금의 다저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프런트 오피스도, 감독도 교체됐다. 낯선 땅에서 스스로 입지를 만들어간 그가 또 한 번 이들에게 어떤 믿음을 심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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